금융위, 상상인플러스에 '권고' 한달 만에 '경영개선요구' 조치
-
- ▲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쌓이면서 연체율이 20%를 넘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금융당국이 경영개선요구를 부과했다. 이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13년 만에 나온 조치로, 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 국면에 본격 착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금융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중 '경영개선요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이어 단기간 내 한 단계 더 강화된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예금자 이탈이나 시장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부실 PF를 둘러싼 불안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지방 저축은행으로 불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경영개선요구는 적기시정조치 가운데 중간 단계의 제재로, 자본 확충, 부실자산 매각, 위험자산 보유 제한 등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영업정지나 계약이전 등을 수반하는 최고 단계 '경영개선명령' 직전 단계이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이 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상상인플러스의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21.3%,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7%로, 업계 평균(연체율 9.0%, 고정이하여신 10.6%)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지난해 말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등급 4등급을 받은 이후에도 건전성 개선이 지연됐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금융위는 "이번 조처는 연체자산 정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일각에선 상상인플러스는 자체 정상화가 어렵고, 결국 매각 외엔 해법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주주인 상상인그룹은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계열 저축은행 지분 매각 명령을 받은 상태지만, 후속 거래는 지지부진하다. OK저축은행이 잠정 검토에 나섰지만, 경영개선요구까지 내려진 상황에서는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미지수다.저축은행 업권 내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등 대형 금융사의 구조조정 참여 필요성이 제기된다. 일례로 iM뱅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한편, 이날 같은 정례회의에서는 유니온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유니온저축은행은 부실 PF자산을 대거 정리해 건전성 지표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됐다.당국은 이번 조치로 지난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에 따른 후속 조치가 대부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금융위는 "저축은행 업권은 과거 위기와 달리 충분한 손실흡수능력과 위기대응능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조처가 미치는 영향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면서 "현재까지 예정된 추가적 경영실태평가 대상 저축은행은 없으며, 앞서 이미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들에 대해 경영개선계획과 정상화 계획에 따른 이행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적기시정조치의 종료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금융위는 앞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안국·라온·상상인 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를, SNT·페퍼·우리·솔브레인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