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347.1원까지 하락…8개월 만에 최저 기록서학개미, 환차손 우려에 투자 보폭 축소
-
- ▲ ⓒ뉴데일리DB
원·달러 환율이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기 말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더해지며 환율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하반기 달러 약세 전망 확산 … "연말엔 반등 가능성도"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7.4원 내린 1350.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11일(1349.50원) 이후 약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이날 환율은 장 초반 1361.0원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1347.1원까지 하락하며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이번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불확실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가 지배적인 분위기를 형성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17% 하락한 97.060을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반기 말 수출업체들의 환전 수요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올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달러 약세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안정세를 찾으면서 하반기에는 1300원 초반대까지도 내려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변동성은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까지 원화 강세가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다만 연말에는 미국 인공지능 산업 중심 민간 투자 확대와 감세·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 기대가 부각돼 달러화가 반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환율 하락에 환차손 우려 … 서학개미 '보폭 축소'환율 방향성에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환차익 기대가 줄어들자,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 투자 보폭을 눈에 띄게 줄이고 있다.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건수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들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수 건수는 56만2619건으로, 5월(62만1760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 건수 역시 42만315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거래 자체가 크게 위축된 셈이다.이는 환차익 기대감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연초 147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50.0원으로 떨어지며 약 8.2%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들 입장에서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환차손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실제 SC제일은행도 이날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투자 핵심 키워드로 '달러 약세'를 꼽았다.SC그룹과 SC제일은행 전문가들은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미국 연착륙 기대를 배경으로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아시아 주식 비중 확대와 중기 미국채·신흥국 채권 등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제안했다.이에 따라 미국 주식에서 발을 빼는 대신, 국내 증시를 겨냥한 자금 유입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초 60조1885억 원에서 지난 29일 기준 69조559억 원으로 급증해, 7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