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소형 모터 기술 기반 다양한 분야 사업 확장모발 연구 통해 헤어 케어 제품으로 뷰티 시장 진출직원 30%가 R&D 인력으로 확장 전략 뒷받침
-
- ▲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 창업주 겸 수석 엔지니어 ⓒ다이슨
‘무선 청소기’로 잘 알려진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이 헤어드라이기뿐만 아니라 뷰티 제품, 헤드폰까지 출시하며 사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러한 사업 확장의 배경에는 기술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기반으로 한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작년 8월 브랜드 최초의 뷰티 제품인 ‘키토산 헤어 에센셜 케어’를 출시하며 뷰티 산업에 진출을 알렸다.헤어 케어 제품을 출시한 지 한 달 뒤 다이슨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온트랙’을 선보이며 오디오 시장에도 첫발을 내디뎠다.일각에서는 다이슨이 핵심 인기 제품군이 아닌, 관련성이 낮은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실제 다이슨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닌 제품 개발 과정에서 쌓아온 핵심 기술을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려는 측면이 더 크다.다이슨의 스테디셀러인 진공청소기는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의 일상 속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기존 청소기가 먼지봉투에 먼지가 쌓이면 흡입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문제를 발견했고 목재 공장에서 사용하는 싸이클론 기술을 청소기에 적용했다.그는 제품 개발을 위해 약 5년간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고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93년 세계 최초의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탄생시켰다.진공청소기의 핵심 기술인 고속 소형 모터는 또 다른 인기 제품 헤어드라이기의 개발로 이어졌다.기존 드라이기는 무겁고, 고온으로 인해 모발을 손상시키는 문제를 발견하고 청소기에서 개발한 소형 모터를 드라이기 손잡이에 탑재했다.이를 통해 2016년 가운데 구멍이 뚫린 독특한 형태의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으로 헤어 케어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2012년 다이슨은 모발에 대한 연구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모근부터 모발 끝, 피지 등 모발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스트레이트, 웨이브, 컬, 심한 곱슬 등 다양한 타입의 머리카락을 실제로 연구했다.그 결과 자체 개발한 기술로 모발의 스타일링 유지, 윤기 향상, 엉킴 방지 등을 제공하는 헤어 케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헤어 제품은 스타일링 전, 젖은 상태의 모발에 도포하는 ‘프리 스타일 크림’과 스타일링 후 건조한 모발에 바르는 ‘포스트 스타일 세럼’ 2종으로 출시됐다.다이슨의 모터 기술은 또 다른 사업군으로 연결됐다.회사는 오래전부터 청소기·헤어기기의 고속 공기 흐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 과정에서 쌓인 소음 제어 역량은 새로운 카테고리인 오디오 기기 개발로 연결됐다.신제품은 주변 소음을 초당 38만4000번 분석하는 첨단 노이즈 캔슬링 알고리즘과 공기역학 음향 기술을 적용해 최대 40dB 소음을 차단한다.신사업 확장에는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의 둘째 아들 제이크 다이슨이 참여했다. 그는 음향공학과 디자인에 깊은 관심을 갖고 관련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다이슨은 전 세계 직원의 약 30% 이상이 R&D 인력으로, 매년 수천억원을 기술 혁신에 투입하고 있다.지난 10년간 모발 연구에 약 1857억 원을 투자했으며, 2022년에는 헤어 케어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약 9284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