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앞두고 생산 라인 일부 재가동자산 양수도 매각으로 고용·체불 임금 불투명국회와 노동계 압박 속 변제 계획 주목
  • ▲ 위니아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뚜껑형 김치냉장고의 생산을 재개했다. ⓒ위니아
    ▲ 위니아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뚜껑형 김치냉장고의 생산을 재개했다. ⓒ위니아
    김치 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가 세 번의 시도 끝에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김장철 성수기를 앞두고 멈춰 있던 라인을 재가동하며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파산1부(재판장 유석동)는 지난달 22일 회생 심문을 종결한 뒤 이달 1일 위니아에 대한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채무자의 자산을 인수하겠다는 인수의향자와의 협상 내용이 구체적이고, 인수의향자가 인수의향금액의 5%를 (예정) 매각 주관사의 계좌에 예치하는 등 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위니아는 4월과 5월 서울회생법원·수원회생법원에 두 차례 회생을 신청했지만, 인수 의향서 외에 실질적 이행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은 위니아 제품의 총판매점 사업을 영위해 온 한미기술산업이다. 한미기술산업은 기존 인수의향서보다 구체화된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100억원의 보증금 지급을 약속했다.

    이에 회사는 회생절차 개시 확정 이후 지난 3월 이후 멈췄던 공장을 약 7개월 만에 가동했다.

    현재는 뚜껑형 김치냉장고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예년 성수기 물량의 20% 수준만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물량과 품목을 순차적으로 늘려 스탠드형 라인까지 가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미기술산업이 기계·부동산·영업권·지식재산권 등 유·무형 자산만 개별 계약을 통해 인수하는 자산 양수도 방식의 인수를 제안해 부채나 고용 승계에 대한 현장 직원들의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자산 양수도는 인수자 입장에서 빠른 거래가 가능하고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직원의 고용 승계나 체불임금 보장 등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위니아의 채권자 수는 550여명, 채무액은 2023년 10월부터 미지급된 노동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400억원, 협력업체 대금 등 4000억원 규모다.

    한미기술산업 측은 현재 재직 중인 노동자 250여명 중 관리직 50명과 기능직 50명 등 최소 100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퇴직자에 대한 위로금을 지급할 방침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했다.

    위니아 관계자는 “이달부터 12월까지 김치냉장고 판매가 많아 단계별로 라인을 가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채무에 대한 구체적인 변제 계획이 마련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변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은 위니아전자와 위니아 근로자 800여명의 임금과 퇴직금 470여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보석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노동계와 정치권이 박 전 회장의 사재 출연을 통한 체불 임금 변제를 요구하자, 박 전 회장은 202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골프장과 건물을 매각해 체불 임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골프장 매각대금 3000억 중 30억만 변제에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7일 박 전 회장과 차녀 박은진 대유에이텍 부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대유위니아 임금 체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