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당기순이익 2637억원, 전년비 14% 증가…반기 기준 '역대 최고'태국·인도네시아 해외 진출 속도…"향후 글로벌 확장 적극 추진 계획"그룹 차원 스테이블코인 TF 출범…뱅크 차원 보관·결제 등 요건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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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카카오뱅크가 '포스트 은행'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자 수익 의존도를 낮춘 체질 개선에 이어, 동남아 디지털은행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2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이자수익이 소폭 감소한 반면 수수료·플랫폼 중심의 비이자수익이 급증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성장 환경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반의 비이자수익 확대에 성과를 내며 미래 수익원인 해외 시장 진출의 초석도 빠르게 다져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를 출범한 지 단 한 달 만에 고객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이자 IT플랫폼 '그랩'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현재 4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금융지주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고, 내년 하반기 가상은행 서비스 개시를 목표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체결한 금융 컨설팅 계약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슈퍼뱅크의 신규 서비스도 향후 인도네시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연내 태국 가상은행 론칭을 준비하기 위한 법인 설립 및 지분 투자 진행할 예정으로, 준비 법인의 2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모회사 카카오와의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자산 영역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카카오·페이·뱅크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각 사의 대표가 매주 회의에 참석해 관련 사업을 위한 제반 상황 점검 및 추진 과제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국내에서도 최근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3개나 발의되는 등 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증사업 경험과 KYC(고객확인제도) 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관련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며 "뱅크 차원에서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 관련된 발행, 유통, 중개, 보관, 결제 등 다양한 요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향후 적극적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가, 진출 방식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진출한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과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 두 가지 방향성 모두 검토 중이다"고 강조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빠른 고객 유입과 태국 SCBX 컨소시엄과의 가상은행 진출, 카카오그룹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TF 출범 등은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기대할 만하다"며 "단기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부담이지만 신사업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중장기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