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신작 출시 연기에 주가 25% 급락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 2배 급증19일 게임스컴 기대감에 낙폭 일부 만회에도 불안한 상승단기 실적 개선 기대감마저 꺾여
  • "주주들이 여러 정황상 적어도 11월엔 출시되겠구나 믿게 만들고선 또 다시 출시를 지연하고, 주주들 반발이 커지니까 플레이 영상 공개로 주주들이 또 희망회로를 돌리게 한다. 그동안 손실이 깊어도 신작 출시 지켜보며 버티자는 생각을 몇년째 주입하는 것만 봐도 악질 중의 최악질 기업이다. 이정도면 공매도와 한패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게임업체 펄어비스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믿음으로 버텨왔지만 또다시 신작 출시를 지연하자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에 주가는 급락하고, 공매도까지 급증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불만도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독일 게임전시회 '게임스컴' 개막을 앞두고 낙폭을 일부 만회하고 있지만 기대감에 기댄 불안한 상승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종가기준 펄어비스 주가는 2만9500원으로, 지난 12일 종가 3만9100원 대비 24.55% 하락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한 건 붉은사막 출시 일정이 재차 밀린 영향입니다. 펄어비스는 오는 4분기 붉은사막을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지난 13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일정이 내년 초로 연기됐다고 밝혔는데요. 

    문제는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출시 일정을 미룬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지난 2018년부터 붉은사막을 개발했고, 개발 소식이 처음 대중에 발표된 시점은 2019년입니다. 

    2020년 하반기 열린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게임 플레이 영상이 공개됐고, 2021년 겨울 출시를 예고했지만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이유로 발매 시점을 2022년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회사는 2023년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가 그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약속한 시기보다 개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공언했던 올해 4분기 출시까지도 미뤄진 것입니다. 

    이같은 펄어비스의 행태에 증권가는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양치기 소년의 말로는 어땠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시장은 더 이상 회사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8년 개발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개발 기간은 7년 이상 장기화하고 있으며 최초 출시 목표인 2021년 4분기로부터 4년 이상 지났다"며 "출시 일정 추가 연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증권가의 혹평 속에 공매도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펄어비스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하루 만에 7배 가까이 급증하며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됐습니다. 지난 12일 9.37%이던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대금 비중은 지난 18일 17.31%로 치솟았습니다.

    통상 공매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면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집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19일 오전 10시10분 현재 펄어비스는 전일 대비 5.9% 상승하며 지난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게임스컴 개막을 앞둔 가운데 신작 붉은사막이 게임스컴 어워드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인데요.

    출시 지연 소식이 시장에 반영된 지난 13일 주가가 하루 만에 24.17%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불안정한 상승세입니다.

    고대했던 신작 출시의 재차 지연으로 실적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주주들의 불안을 키웁니다. 

    지난 3분기 펄어비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79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118억원, 당기순손실 277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습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에 그친 반면 광고선전비 증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손실이 커진 탓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버틴 건 올해 4분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인데요. 신작 효과로 단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한꺼번에 꺽여버린 모습입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복된 출시 지연으로 단기 수익 추정의 하향뿐 아니라 신작 흥행 가능성과 펄어비스의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성도 훼손된 만큼 아직 신작 출시 기대보다 추가적인 리스크에 유의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