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콘셉트 세계관 구현, 캐릭터·컷신에 섹슈얼리티 강조다양한 성장요소 눈길, 캐릭터 외형·성능 결정 ’형상‘이 핵심방치형 UX·UI 최적화, 다이아 파밍 가능하지만 허들 높아
  •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체력도 집중력도 10~20대 같지 않은 소위 ‘아재’ 직장인에게 게임이란 제법 가혹한 취미다. 늘 피곤하고 졸린 그들에게 게임에 쏟아낼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스트레스 해소에 비교적 건전하고 경제적인 취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느릿한 순발력과 컨트롤의 '뉴데일리' 기자들이 직접 신작을 리뷰해봤다. <편집자 주>

    넷마블 ‘뱀피르’는 리니지라이크의 다양한 장점을 계승한 게임이다. 전투는 자동사냥에 의존하며 별도 조작이 필요하지 않아 사실상 ‘보는 게임’으로 즐기는 형태다. 시간과 열정이 부족한 이들이 게임을 즐기려고 할 때 선택 가능해 보인다.

    게임은 아기자기하거나 서브컬처 장르물의 미소녀보다는 19세 이용가로서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트레일러와 컷신들은 게임이 지향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반나체인 캐릭터가 나오거나 목이 잘려나가고, 스토리에서는 배신이 기본값이다.

    뱀파이어의 ‘계승자’로서 플레이어는 피를 갈망하며 압도적인 힘을 갖추게 된다. 무작위로 발동되는 흡혈 스킬은 HP가 얼마 남지않은 몬스터를 즉사시키며 동시에 아드레날린 버프를 얻게 된다. 모든 직업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스킬로 뱀파이어 콘셉트를 명확히 했다.

    선택 가능한 4개 클래스 중 원거리를 기반으로 독과 저주마법을 사용하는 주술사인 ‘바이퍼’를 선택했다. 기본 액티브 스킬인 ‘피의 갈증’은 HP 회복을 지원해 물약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또한 ‘칠흑의 부름’ 스킬을 사용하면 소환수가 전투에 참여해 소환사로서 특성도 눈에 띄었다.

    플레이어 개입을 최소화 한 자동전투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누가 얼마나 시간과 과금을 갈아 넣었는지에 캐릭터의 강함이 결정된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성능과 외형을 결정하는 ‘형상’으로, 유료 재화 뽑기와도 연결돼 있다. 일반부터 신화까지 6개 등급으로 나눠져 계급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방식이다.

    다양한 성장 요소는 플레이어별 차등을 두기 위해서인지 복잡하게 구성됐다. 아이템 도감을 모으면 능력치가 영구 상승하며, 초상화 조각은 완성 시 효과가 적용된다. ‘창조의 심연’과 ‘빛바랜 유산’ 등 던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마력 연구’도 성장을 위해 꾸준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유료 재화가 들어가는 부분은 ‘세공’과 ‘규율’이다. 강화에 필요한 기본 재료인 ‘트리니티’는 던전이나 퀘스트, 특히 일일 퀘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다만 무작위로 능력치를 부여할 때 높은 능력치를 고정해서 주사위를 굴리려면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필요로 한다.

    게임은 무과금 유저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필드와 던전에서 유료 재화를 구할 수 있는 다이아 파밍 시스템을 구현했다. 다만 레벨 40을 찍을때까지 획득한 다이아는 36개로, 확률이 낮은 편이다. 1회 형상 뽑기에 다이아 200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벽이 꽤나 높다고 할 수 있다.

    자동전투에 최적화된 게임답게 비접속모드와 서포트모드가 잘 구현돼있다는 것은 위안이다. 서포트모드는 퀘스트와 던전, 사냥터를 한꺼번에 지정해두면 순차로 자동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휴대폰 화면을 꺼야할때는 자동 사냥을 켜고 비접속모드를 설정해두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게임은 성장 요소를 조금만 덜 신경쓰면 금방 메인 퀘스트 진행이 막혔다. 강화와 세공, 규율작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에피소드 2막에만 들어서도 한 번에 클리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이아 파밍에 어려움을 느낀 유저가 과금을 고려하게 되는 시점이다.

    다만 매운맛은 게임성뿐만 아니라 과금에도 적용됐다. 1600다이아를 얻는데 2만2000원이 필요하지만, 1600다이아로는 형상 뽑기 10회도 불가능하다. 구매 횟수가 한정된 월간 패키지나 특별 패키지도 각각 10만원과 15만원으로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재들의 게임이 뱀피르와 같은 ‘리니지라이크’로 수렴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요즘 게임은 컨트롤도 어렵고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드는 시간도 한참 걸린다는 점에서다. 익숙한 UI와 각종 패치에도 변하지 않는 아이템의 가치는 리니지의 정체성이며, 이는 뱀피르도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