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한정판에 새벽부터 긴 줄 … 개점 10분 만에 협업 상품 완판글로벌 소싱·차별화 신상품 460여 종 '상품 혁신 거점' 강조인천 인구 300만 돌파 … 남동구 개발 호재에 상권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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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트레이더스) 구월점이 5일 문을 열었다. 인천 남동구에 들어선 구월점은 송림점에 이어 인천에서 두 번째이자 전국 24번째 점포다. 매장 규모는 1만5438㎡(4670평)로 트레이더스 가운데 가장 크다. 직영 매장 9586㎡(2900평)과 테넌트(입점 매장) 5851㎡(1770평)으로 구성된 대형 복합점포다.

    이날 오전 9시50분 매장 앞은 이미 수백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10시 정각 문이 열리자 정문과 옆문에서 기다리던 고객들이 일제히 입장했고 카트를 확보하려는 손길이 엇갈리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매장 안은 금세 인파로 가득 차 카트를 끌고 이동하기조차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개점 1시간이 지난 11시에도 매장 밖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 구월점 개점과 동시에 약 3000명의 고객이 몰렸고 오전 10시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개점 1시간 뒤인 11시에는 누적 입차 차량이 1400대를 넘어섰다. 

    실제로 남동구청에서는 트레이더스 구월점 개점으로 인해 주변교통이 극도로 혼잡하오니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다른 경로로 우회해 주시기 바란다는 안전 안내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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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더스 구월점에 들어서면 넓게 트인 공간과 박스째 쌓인 대용량 상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순한 장보기 매장이 아니라 새로운 상품을 경험하는 장터라는 인상을 받았다.

    구월점은 올해 트레이더스의 핵심 전략인 상품 혁신을 본격화하는 거점으로 기획됐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글로벌 소싱, 통합 매입, 상품 기획력을 총동원해 1000여 개 차별화 상품 도입을 준비해 왔고 이미 절반가량을 선보였다. 이 곳에서는 460여 개 신상품을 추가로 공개했으며 이 가운데 80여 개는 해외 브랜드 협업을 통해 마련된 인기 상품이다.

    실제로 매대에는 미국 콜게이트 치약, 독일 피지오겔 크림, 프랑스 프레지덩 버터, 세계 1위 요거트 브랜드 다논과 풀무원이 합작한 요프로 단백질 요거트, 농심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라면 등을 선보였다. 자체 기획 와인 브랜드 트레져, 호주 와규어워드 챔피언 퓨어브레드 와규, 초저가 기획상품 붉바리회 같은 한정판도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가격 경쟁력도 눈에 띄었다.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일부 상품은 인터넷 최저가보다 2000원가량 저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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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위스키가 진열된 매대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김창수 위스키 싱글캐스크를 사기 위해 개점 전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섰고 매장은 번호표를 나눠주며 질서를 유지했다. 현장에는 김창수 위스키 장인이 직접 찾아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오전 5시부터 줄을 선 40대 김모 씨는 "40번대 번호표를 받아 구입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트레이더스·코베아·800도씨가 협업한 한정 상품 300세트는 개점 10분 만에 완판됐다. 30대 주부 이모 씨는 "원래 17만원짜리인데 7만원대라 바로 집었다"며 장바구니를 들어 보였다.

    매장 중앙에는 80평 규모의 로드쇼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대형 요트 3척을 전시하는 스타보트 팝업 로드쇼를 진행 중이며 오는 13일까지 운영한다. 로드쇼는 지난해만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트레이더스의 차별화 콘텐츠다.

    테넌트 공간에는 다이소·올리브영·탑텐·스타벅스·샤보텐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지역 상생을 내세운 남동상회를 비롯해 소용량 상품 구매를 위한 노브랜드, 저렴한 가격에 피자·스파게티 등을 제공하는 170석 규모 T-카페도 준비됐다.

    이마트 충성 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트레이더스 구월점 인근에 위치했던 이마트 인천점이 2018년 신세계의 인천터미널 상가 운영 종료로 문을 닫으면서 일부 고객들이 트레이더스 송림점까지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60대 주부 이모 씨는 "만수동에 사는데 인천점이 문을 닫은 뒤에는 트레이더스 송림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집 가까이에 구월점이 생겨 앞으로는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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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는 올해만 마곡점과 구월점 두 곳을 새로 열며 트레이더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경기 침체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성비 쇼핑을 찾으면서 창고형 할인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트레이더스 매출은 1조8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고 영업이익은 532억원에서 732억원으로 37.6% 증가했다.

    특히 인천 상권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인천은 지난해 인구 300만명을 돌파한 뒤 올해 7월 기준 304만1215명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증가율은 12.1%로 전국 최고다. 특히 구월점이 들어선 남동구는 원도심 재정비와 구월2지구 개발이 예정돼 있어 소비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 구월점은 공간 혁신과 차별화 상품을 집약한 핵심 점포"라며 "인천 상권의 대표 쇼핑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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