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101년 전통 IFA서 격돌… 올해도 친환경·AI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2025가 개막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 가전 기업의 신경전이 거세다. 최대 가전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에 돌입한 양대 가전사는 올해도 AI(인공지능)과 친환경을 앞세워 경쟁을 벌였다. 유럽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 화려한 미디어 월, 로봇을 내세우며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로 꼽히는 IFA2025는 5일(현지 시간)부터 닷새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독일, 한국, 중국 등 18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삼성전자, LG전자의 부스는 첫날부터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AI 홈, 에너지 효율 가전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엔 AI 가전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온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AI 홈 비전을 담은 대형 미디어 파사드 앞엔 사진을 촬영하는 관람객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여 들었다. 삼성전자는 입구부터 가로 50m∙세로 10m가 넘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생동감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AI 가전은 물론 모바일과 B2B 모듈러 주택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갤럭시S25 FE와 갤럭시 탭 S11을 비롯한 모바일, 웨어러블 제품의 체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시관을 찾은 이들은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AI 가전을 제어하는 방법을 문의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메인 스폰서로 자리 잡은 TCL을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전시장 한 가운데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TCL, 하이얼, 미디어,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 기업들은 앞다퉈 한국 기업과 유사한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TCL은 QD(퀀텀닷) 미니 LED TV와 RGB 마이크로 LED TV 등 TV 신제품을 메인으로 전시했다. TCL은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TV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가파르게 뒤쫒고 있다. 

삼성, LG가 앞서 공개한 제품과 유사한 AI 집사 로봇 '에이미'도 공개했다. 바퀴가 달린 모듈형 AI 로봇인 '에이미'는 세탁기가 완료되면 음성으로 알림을 보내거나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하는 성능을 구현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이끌었다.

메인 전시관에 자리 잡은 하이얼 또한 자체 AI 앱인 'hOn'로 AI 성능을 강조했다. 하이얼은 hOn을 통해 자사 가전 제품이나 산하 브랜드인 캔디, 후버 등의 제품을 한 번에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세탁기와 TV도 앞전에 선보였다.

유럽 가전 3대 기업인 밀레·지멘스·보쉬 역시 한중 가전의 공세에 점유율 방어에 돌입했다. 전통 강자인 밀레와 보쉬는 유럽인들의 생활에 걸맞는 빌트인 가전, 주방 가전,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이번 전시에 나서는 한편, AI 성능을 강화한 새로운 가전을 선보였다.

밀레는 지난 2013년부터 연구개발(R&D)한 인덕션, 스팀 드로어, 아웃도어 제품을 메인으로 선보였다. 밀레의 주방 제품(냄비 등)을 사용해 인덕션으로 음식을 조리할 경우 AI 시스템으로 요리가 타지 않도록 조절해준다.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해 요리 레시피를 제안하거나 가전 제품 오류를 관리하는 역할도 한다. '쿡 어시스트' 기능을 사용하면 오븐이 스스로 메뉴에 알맞는 온도와 시간으로 조리를 해주기도 한다.

또 다른 유럽 프리미엄 가전인 보쉬 또한 고도화된 AI 시스템을 선보였다. 보쉬는 자체 AI를 활용한 '파워 하우스'를 메인에 선보였다. 자체 AI 시스템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하거나 외부 카메라를 제어해 보안을 강화하는 등이다.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통해 가전, 냉장고, 청소 등 간편한 조작으로 집안일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특장점도 앞전에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