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개편보다 이진숙 몰아내기 혈안, 형식상 공청회 비판미디어 정책 거버넌스 개편 방안 미흡, 논의 과제 ‘산더미’상임위원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 담보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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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위원회가 17년 만에 폐지된다. 관련 법안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쪽 합의안이 강행되면서 ‘이진숙 자르기용’ 졸속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방통위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 정책 기능을 통합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조직 신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에 분산된 미디어 정책 기능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또한 5인 합의제 구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정부 여당에서 추천한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한 1인·2인 체제로 파행을 겪으면서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방미통위 신설을 골자로 하는 법안은 ‘이진숙 퇴출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바탕으로 하는 개편안은 부칙으로 기존 방통위원장의 임기 승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입법 목적이 공직자 임기 보장을 요체로 하는 헌법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 의원의 안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측면에서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송정책을 일원화하는 점에서 유료방송을 같이 담당하게 되지만, 큰 틀에서 기존 체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개편안은 업계에서 줄곧 요구해 온 규제와 진흥의 분리 측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간 제시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은 공영 미디어와 상업 미디어를 구분하는 ‘영역별’ 이원화 구조와 규제 및 진흥 담당 기관을 분리하는 ‘기능별’ 이원화 구조 등을 중심으로 거론돼 왔다. 방송과 미디어, 규제와 진흥을 한 데 묶는 내용이 골자인 개편안과는 상반되는 지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미디어 정책 거버넌스 개편을 위한 개정안 마련에 앞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거버넌스 체계가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와 플랫폼 등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부처 간 규제 중복과 공백 등 거버넌스 전반의 문제가 혼재하기 때문에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입법조사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정권교체와 관계 없이 안정적이고 책임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미디어 산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발생하는 사회 혼란과 갈등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에서도 방미통위 신설을 골자로 하는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위원회 구조 특성상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고, 미디어 산업 진흥보다는 공공성 강화를 바탕으로 한 규제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교수는 “방통위는 정권 교체와 위원 인사 구조의 한계로 합의제 기구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파행을 겪지 않고 제대로 운영되려면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고 위원들의 미디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