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가동 시작 … 축구장 6개 크기 넓이 부지에 1000억원 들여현재 1개 라인 가동 중 … 미생물 제어 등 안정화 후 확장베스트셀러 '왕만두'와 추가 '생만두' 통해 일본 시장 공략
  • ▲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시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치바 공장 전경ⓒ조현우 기자
    ▲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시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치바 공장 전경ⓒ조현우 기자
    일본에서의 한류는 더 이상 공연장과 스크린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일상으로 스며든 한류는 식탁과 소비 현장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020세대에 녹아든 이른바 4차 한류는, 일본 시장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성별과 연령대를 넘어 일본 남녀노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류를 뉴데일리가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지인 도쿄에서 살펴봤다.

    “안정화를 통해 치바 신공장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최중요 거점이 될 것입니다.”

    지난 9월 18일,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시(市)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치바 신공장에서 만난 홍성택 CJ제일제당 일본 치바 신공장 TF 부장은 “공장 가동 초기인 만큼 지금은 안정화와 위생·안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왕만두부터 생만두까지 … 열도 공략 전진기지

    도쿄 신주쿠 버스 터미널에서 고속 버스로 한 시간 반을 달려 키사라즈역(驛)에 도착했다. 이후 30분~1시간에 한 번씩 운영하는 시내 버스를 타고 왕복 2차로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30여분을 달린 뒤에야 비로소 CJ제일제당 치바 공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달 초부터 가동에 들어간 치바 공장은 일본 공략의 전진기지다. CJ제일제당이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축구장 6개 크기 넓이의 부지(4만2000㎡)에 연면적 약 8200㎡ 규모로 건설했다.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건설한 일본 현지 생산시설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에 납품하게 된다. 앞서 2020년 CJ제일제당은 현지 업체 ‘교자계획’을 인수해 총 4곳의 만두공장을 운영해온 바 있다.
  • 이날 방문한 치바 공장은 비비고 왕만두(비비고 왕교자의 일본 현지 제품명)를 생산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은 일본식 형태인 교자(餃子)와 다른 비비고 만두의 형태와 소를 강조하기 위해 왕만두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제조 과정은 기존 한국 공장과 동일하다. 양배추와 부추, 고기 등 원물을 세척·절단하고 이물 검사를 한 뒤 만두소 제작에 투입한다. 냉동 원료, 생물 원료를 쓰는데 모든 원물에 다 검사 설비가 붙어있어 금속이나 이물을 제거한다. 다만 견학로에서는 원물 세척과 절단 과정은 볼 수 없었다.

    만두피도 만들어진다. 밀가루와 원료를 특정 배합비로 섞어 숙성한 뒤 성형기로 투입한다. 반죽이 끝나면 얇게 펴서 피 모양으로 찍어낸다. 라인을 따라 만두피에 소를 넣고 빚어낸 만두들은 차례로 줄지어 다음 과정으로 옮겨간다.
  • ▲ 생산된 만두들은 급속냉동을 거쳐 포장 라인으로 옮겨진다.ⓒCJ제일제당
    ▲ 생산된 만두들은 급속냉동을 거쳐 포장 라인으로 옮겨진다.ⓒCJ제일제당
    증숙은 빚어낸 만두를 쪄내는 과정이다. 77~78°C로 쪄낸 만두는 급속 동결기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홍 부장은 “증숙과정에서 나온 만두가 동결기로 들어가기 전에 3~5초 정도 라인을 타고 이동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를 ‘박내구간’이라고 한다”면서 “이 구간을 통해 만두의 온도를 40°C 후반에서 50°C 초반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갓 쪄낸 만두를 이완 없이 곧바로 동결기로 들어가면 품질적으로도 열화가 빨리 발생하고, 생산적으로도 에너지 로스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결된 만두는 포장과정에 앞서 분류 작업에 들어간다. 동일한 공정을 통해 완성했더라도 만두마다 미세한 중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 이 무게를 모두 분류해 동일한 무게로 포장되도록 나누는 과정이다.

    포장된 비비고 왕만두는 다시 한 번 무게와 이물 검사 등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생산라인을 빠져나갈 수 있다. 일본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준비를 마친 것이다.
  • ◇ 생산량보다 우선 안정화에 집중 … 위생은 글로벌 기준으로 철저하게

    현재 치바 공장은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라인 역시 3개 중 한 개 라인만 가동되고 있다. 이는 식품안전 관련 리스크를 사전하게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바공장은 일본 기준 외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미국 농무부(USDA),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식품안전협회(GFSI) 등 까다로운 글로벌 식품안전 기준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치바 공장은 하루 청소에만 6시간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원물 세척, 반죽, 성형 등 전 과정의 중간중간에도 모두 청결을 위한 청소가 포함된다. 동일 라인에서 생산 제품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위생에 신경쓰는 것은 식품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 홍성택 CJ제일제당 일본 치바 신공장 TF 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홍성택 CJ제일제당 일본 치바 신공장 TF 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단순히 물청소만을 진행하는 것도 아니다. 설비 배관을 청소하는 린싱(Rinsing)과 폼 세척, 소독을 진행하고 제품 생산이 잠시 쉬는 중간 타임에 다시 린싱과 폼, 소독을 진행한다. 생산이 곧바로 수익과 직결되는 공장에서 효율을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식품 위생과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홍 부장은 “공장 가동 초기이다보니 미생물 제어 등 위생 관리를 위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면서 “추후 데이터가 확보되면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게 되겠지만, 지금은 다소 생산량이 줄더라도 온전히 위생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가만 생각해서 간단하게 청소하고 진행한다면 생산량은 지금의 두 배는 올라갈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당분간은 현재의 기준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올해 연말까지 총 3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조현우 기자
    ▲ 올해 연말까지 총 3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조현우 기자
    현재 미운영 중인 두 개 라인은 각각 올해 10월과 연말부터 가동한다. 2라인에서는 물만두를, 3라인에서는 ‘생만두’를 생산할 예정이다.

    비비고 생만두는 증숙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동결하는 형태다. 가열하지 않아 육즙과 야채의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으로,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만두와는 또 다른 맛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 중인 제품이다. 2020년 인수한 교자계획 제품 중의 하나로, 신규 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 대표상사인 이토추 상사와의 협업을 통한 현지 벨류체인 강화에도 나선다. 치바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늘어날 원재료 물량 확보를 위해 이토추 상사는 물론 다른 웜루 업체를 대상으로 교섭력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초 열린 준공식에서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은 “치바 공장은 일본사업에서의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영토확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