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 니코틴 제품 진, 올해 7월 일본 판매 개시윗입술과 잇몸 사이에 끼워 사용 … 냄새, 간접흡연서 해방'흡연하는 즐거움'은 없지만 위생 등 장점 커글로벌 시장서 수요 증가 … KT&G도 알트리아와 북유럽 회사 인수
  • ▲ 일본에서 구매한 ZYN 파우치ⓒ조현우 기자
    ▲ 일본에서 구매한 ZYN 파우치ⓒ조현우 기자
    올해 7월, 일본에 무연 니코틴, 니코틴 파우치로 불리는 진(ZYN)이 선보였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판매가 시작된지 상당히 지난 것을 감안하면 늦은 편이다.

    니코틴 파우치는 담뱃잎을 사용하지 않고, 니코틴 성분을 파우치 형태에 넣은 무연·불연 제품이다. 입술과 잇몸 사이에 부착하면 니코틴이 서서히 흡수되는 방식이다. 일반 담배와 달리 연기와 냄새가 나지않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구매가 불가능하다. 아직 ‘담배의 정의’에 니코틴 파우치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구매가 불가능하다기보다는, 판매하는 사업자가 없다는 편이 더 맞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무연 니코틴으로 대체되고 있는 진을 직접 사용해봤다.

    구매는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있는 메가돈키호테 4층에서 가능했다. 로손,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도 대부분 구매가 가능했지만, 근무자에 따라 제품명(진)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일본에는 ▲쿨 민트 ▲스페어 민트 ▲애플 민트 ▲피치 등 4종이 판매되고 있다. 종류별로 로우, 미디움으로 나뉘는데 이는 니코틴 함유에 차이다. 로우는 3㎎, 미디움은 6㎎이다.

    아무런 향이 첨가되어 있지 않은 기본 맛을 원했지만 판매되지 않았다. 기자가 구매한 것은 쿨 민트 미디움. 가격은 500엔, 우리 돈으로 약 4700원이었다.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연초나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 ▲ 한국에서는 해당 QR 사이트에 접속이 불가능하다.ⓒ조현우 기자
    ▲ 한국에서는 해당 QR 사이트에 접속이 불가능하다.ⓒ조현우 기자
    크기는 지름 5.5㎝ 원형으로 한 손에 딱 들어오는 정도다. 휴대전화와 비교하면 크기를 쉽게 알 수 있다.

    앞면 전면부에는 ‘20세 미만 사용 금지’, ‘어린아이 손에 닿지 않도록 보관’, ‘미디움은 다른 제품보다 영향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문구들이 적혀있다.

    뒷면에는 사용법이 담긴 링크와 연결되는 QR코드, 개수(12개입)와 제품 중량(4.8g)이 적혀있다. 다만 해외 접속을 차단하는 필립모리스 정책상, 한국에서는 해당 QR에 접속할 수 없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캔 안에 들어있는 파우치를 윗입술과 잇몸 사이에 끼워넣으면 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용시간은 대략 20분 남짓. 잇몸을 통해 파우치 내에 니코틴이 서서히 흡수되는 구조다.

    우선 니코틴 주머니를 입 안에 넣고 물고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짧으면 2~3분, 길어도 5분 안에 끝나는 연초나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는 점도 있었다.

    다만 외부로 나가 별도의 시간을 사용해야하는 것과 달리 이동 중이나 운전 중에도 잇몸에 끼워넣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었다. 또 두 손이 자유롭다는 것도 상당한 편의성으로 작용했다.
  • ▲ 파우치는 총 12개로, 가격은 500엔이었다.ⓒ조현우 기자
    ▲ 파우치는 총 12개로, 가격은 500엔이었다.ⓒ조현우 기자
    생각보다 거부감도 적었다. 잇몸에 직접 닿아서인지, 아니면 민트향 때문인지 몰라도 처음에는 닿은 윗입술 안쪽과 잇몸에 열감이 느껴졌지만 5분 정도 지나자 가라앉았다. 특별하게 내가 흡연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이물감도 서서히 사라지면서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일부 다른 사용자들의 후기에서는 침이 많이 고이는데 니코틴이 묻어나온 것 같아 삼키기 어려워서 매번 뱉어내기 어렵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기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경우는 없었다.

    사용방법이나 편의성, 위생에서는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끼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이동하는 중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었다. (물론 해외에서는 진도 담배에 포함돼 지하철, 비행기에서의 사용은 금지돼있다)

    단점도 있었다. ‘흡연 하는 즐거움’이 없다는 것. 연기를 깊이 빨아들인 뒤 내뱉는 담배의 매커니즘이 모두 삭제된 만큼 이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생과 간접흡연, 냄새 등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이만한 선택은 없다.
  • ▲ 미국에서의 진 판매량은 불과 3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Philip Morris International
    ▲ 미국에서의 진 판매량은 불과 3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Philip Morris International
    진으로 대표되는 니코틴 파우치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며, 시장 대부분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날이 차지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억3800만캔이었던 미국내 진 판매량은 지난해 5억8100캔으로 144% 신장했다. 그마저도 공급 부족으로 인해 판매가 억제된 수치다.

    실제로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올해 1분기에만 2억200만캔, 2분기에는 1억9000만캔이 팔렸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판매량의 70%를 이미 달성한 것. 2분기 글로벌 판매량도 2억1470만캔이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43% 신장했다.

    KT&G 역시 최근 미국 기업 알트리아와 손잡고 북유럽 업체 Another Snus Factory(ASF)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니코틴 파우치에 대한 수요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양사는 니코틴 파우치 포트폴리오 확대 및 시장 공략을 위해 ASF의 제품인 루프(LOOP)와 알트리아가 판매 중인 온(on!)을 KT&G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