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노즈, 성수 팝업·온라인몰 열고 Z세대 정조준권건·비브라스 잇단 실패에도 수입액 유지 … 잠재력 여전요요소·미니소·팝마트·헝그리판다 … 유통·플랫폼 동시 확산
  • ▲ ⓒ플라워노즈 인스타그램
    ▲ ⓒ플라워노즈 인스타그램
    테무·알리익스프레스 등 초저가 직구 공습에 이어 중국 기업들의 한국 공략이 화장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생활잡화와 플랫폼에 이어 화장품 시장까지 진입하며 K-뷰티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의 잇단 진출은 국내 유통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브랜드 플라워노즈는 다음달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한정 굿즈를 선보인다. 이어 자사몰과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며 국내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2016년 설립된 플라워노즈는 공주풍의 화려한 패키지와 색조 화장품으로 Z세대의 호응을 얻은 브랜드다. 지난해 국내 상표권을 출원하고 최근 플라워노즈코리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며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글로벌 인지도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본다. 다만 권건·비브라스 등 선발주자가 앞서 국내에 진출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권건그룹은 2016년 프레쉬 스킨케어 플래그십 스토어를 명동에 열었고 2018년 OMM을 선보였으나 반향이 제한적이었다. 비브라스 역시 같은 해 명동 매장으로 한국 시장을 두드렸지만 화제를 이어가지 못했다.

    실제로 중국 화장품의 국내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이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중국 화장품의 한국 수출액은 약 6260만위안(약 1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6734만위안(약 134억원) 대비 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장품의 국내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20~30대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가성비 브랜드에 대한 수용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단기 성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K-뷰티의 아성에 도전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 ▲ 요요소 매장 ⓒ요요소 홈페이지 캡처
    ▲ 요요소 매장 ⓒ요요소 홈페이지 캡처
    화장품뿐만 아니라 생활잡화 시장 공략도 거세다.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요요소는 전북 군산에 1호점의 인력을 채용 중이다. 저가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요요소는 이미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 80여 개국에 3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평균 판매 단가는 2000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미니소는 잠실·성수·명동 등 서울 핵심 상권에 연내 최소 8개 매장을 추가하며 글로벌 캐릭터 지식재산권(IP)를 앞세운 매장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팝마트 역시 홍대·명동·강남 등지에 잇따라 매장을 열고 한정판 피규어로 리셀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중국계 음식 배달 스타트업 헝그리판다는 최근 한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10개국 80여 개 도시에 진출한 이 플랫폼은 약 10만개 레스토랑 파트너와 65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한국 공략 가속화에는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으로 내수만으로는 브랜드 성장이 어려워지자 인근 한국 시장을 교두보 삼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화장품·패션 트렌드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기 때문에 글로벌 확장을 위한 레퍼런스 마켓으로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시장의 상징성도 크다. K-뷰티와 K-패션이 아시아 전역에서 트렌드를 이끌어온 만큼 한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곧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중국 기업들에게는 단순한 매출 확대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 공략은 특정 브랜드를 넘어 유통·소비재 전반의 경쟁 구도를 흔들 장기 변수"라며 "결국 차별화하지 않으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