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수급지수 154.2…2021년 10월 이후 최고성북·관악·중랑·강북 등 아파트 전세매물 감소"전세난 당분간 불가피…월세 가격도 오를 것"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서울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아파트 전세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모양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를 찾는 수요는 많지만 대출규제와 '공급절벽' 여파로 수급불균형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월 대비 2.2포인트(p) 오른 154.2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0월 기록한 162.2이후 최고치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 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6·27대출규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성북, 관악, 중랑, 강북구 등 중저가 밀집지역 매물이 급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27규제가 시행된 이후 서울 전세매물은 2만4801건에서 2만3832건으로 4% 감소했다. 특히 성북구(-40.4%), 관악구(-35.5%), 중랑구(-34.7%), 강북구(-29.0%) 등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매물 감소는 주택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6·27대출규제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차단된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집을 사는 사람이 직접 살지 않고 세입자를 들여 매매와 전세를 동시에 진행하는 갭 투자가 차단되자 전세매물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전세시장에서 공급을 담당하는 입주물량이 줄어든 것도 전세난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약 3만가구로 최근 10년 평균(5만가구)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매물이 줄어들수록 가격은 오르는 양상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9월 118.2p로 7월 109.4, 8월 114.2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00보다 높아질수록 상승을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공급부족과 함께 9·7부동산대책으로 시행된 규제지역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상한 강화,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 축소 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전세난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을이사철 수요와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전세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수요 억제책이 유지되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 감소,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유통 매물 감소, 매매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수요가 월세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어 전세뿐만 아니라 월세가격까지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출규제 여파로 매매시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몰리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입주물량 감소와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겹치면서 전세뿐 아니라 월세가격까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