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2차전지 TOP 10’ 지수, 1개월간 7% 하락 … 테마 지수 꼴찌美 관세 불확실성·리튬 가격 하락 등 영향 … 3분기 실적 전망 ‘흐림’국내 배터리사, ESS 시장 진출 가속화 … LGES·SK온 수주 쾌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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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상승세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가성비 전기차(EV) 개발 소식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들에 급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다.다만, 시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빠르게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데다 수주 모멘텀도 살아나고 있어 성장 동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최근 1개월(8월 1일~9월 3일) 동안 7.01%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1.88%)·코스닥(-1.05%) 지수 수익률을 밑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중 최하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280만주, 13조5797억원으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들의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에코프로비엠(6.48%), 에코프로(1.22%) 등 에코프로 형제와 삼성SDI(0.25%)는 상승한 반면 ▲LG화학(-10.45%) ▲POSCO홀딩스(-9.24%) ▲LG에너지솔루션(-8.89%) ▲SKC(-8.60%) ▲SK이노베이션(-6.02%) ▲포스코퓨처엠(-5.68%) ▲에코프로머티(-3.33%)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대체로 부진했다. 이 기간 국내 이차전지 시장에 투자하는 ETF 가운데 KB자산운용의 ‘RISE 배터리 리사이클링(1.05%)’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소재Fn(0.64%)’ 등 일부 종목은 오르기도 했지만, ▲삼성자산운용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4.44%)’ ▲TIGER 2차전지TOP10(-3.64%) ▲키움투자자산운용 ‘KIWOOM K-2차전지북미공급망(-2.42%)’ 등 대부분 하락했다.앞서 이들 종목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리튬 가격의 상승과 2분기 호실적 등의 호재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실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지난 7월 말~8월 14일까지 2945.16에서 3034.90으로 3.05% 상승하며 수익률 기준 테마 지수 상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하지만, 미국의 관세 폭탄, 미국의 대규모 감세법인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 시행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구매세액공제 폐지 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리튬 가격은 다시 하락 중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리튬은 1kg당 74위안에 거래됐다. 지난달 20일 올해 최고가였던 86위안 대비 13.95%나 빠진 수준이다.8월 수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차전지 부문 8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 내 현지 생산 확대로 인한 수출 대체 효과와 핵심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BEV(순수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만료 전 골드 러쉬가 이어진 데다 EU(유럽연합)향 판매가 확대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 8월 BEV 수출액은 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8.5% 급증했다. 하이브리드형 자동차 수출액도 13억5000만달러로 13.3% 늘었다.다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OEM(위탁생산제조업체)의 배터리 재고조정·하이엔드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3분기 국내 배터리 업체 실적은 가이던스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3분기 북미, 특히 미국에서 OBBBA에 따른 세액공제 일몰을 앞둔 선구매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이후 10월부터 각종 인플레이션 압력에 더한 EV 차량 구매 시 새로 부과되는 세금 영향은 미국 시장에서 EV 차량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따라서 4분기 이후 북미 시장 EV 성장률 둔화, 유럽의 CATL을 포함한 중국 이차전지 M/S(시장점유율) 증가,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해외 시장 진출 가속화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ESS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빠르게 ESS로의 생산라인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ESS·전력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일부는 빠른 시일 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내 ESS 설치 계획들이 ITC(국제무역위원회)를 취득하기 위해 탈 중국화가 필요하지만, 적격 ESS 생산능력 부족으로 수요 대응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수주 모멘텀도 차츰 개선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총 107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각각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75GWh 규모, 메르세데스-벤츠 AG에 32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2건의 계약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 제품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당 가격이 kWh당 90~110달러 선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 규모는 15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SK온도 대규모 ESS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현지 생산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시장에 진출했다. 이날 SK온은 미국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Flatiron Energy Development)’과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SK온은 플랫아이언이 추진하는 매사추세츠주 프로젝트에 LFP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오는 2026년 공급한다.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수준”이라며 “대금 납부를 마쳤다면 9월 30일 이후에도 전기차 세액공제가 가능하다는 담당 정부 기관의 유권해석을 고려할 때 9월 이후 전기차 판매 급감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하반기부터 현지 ESS 배터리 출하가 본격화될 경우 미국 전기차 시장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