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A서 현대차 배터리 물량 대응키로'숙소 대기' 경쟁사 비해 적극적 행보리스크에도 점유율 확대 기회 삼을 듯
  • ▲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SK온
    ▲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SK온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SK온은 미국 출장 인력을 자사 공장에 재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대응에 나선다. 현대차가 합작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SK온 배터리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조지아 현대차 합작 공장에서 근무 중인 단기 상용 B-1 비자 소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구금 사태 이후 숙소 대기 조치에서 벗어나 현장 근무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근무자들에게 '미 국무부의 외교업무매뉴얼(FAM)에 따라' 정상 근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가이드라인을 공지했다.

    이는 B-1 비자 소지자까지 숙소에 대기시키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미국 진출 기업들의 신중한 행보와 대비된다.

    이와 관련 SK온 측은 "미 국무부 외교업무매뉴얼에 따라 B-1 비자 소지자의 업무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생산·교육 현장 작업, 비즈니스 연수·세미나·고객사 미팅, 장비 설치 및 유지보수 등 활동은 모두 합법"이라고 밝혔다. SK온과 현대차의 합작공장은 현재 공정률이 95%에 달한 상태다.

    SK온은 기존에도 현대차의 미국 내 배터리 수요의 60~70%를 담당해 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SK온과의 협력 확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SK온은 연간 22GWh 규모의 커머스 지역 단독 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통해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 중으로, 이곳에서 현대차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SKBA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도 약 300㎞ 거리로 가까워 협업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췄다.

    SKBA는 오는 30일 예정된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후 가동률 하락이 예상됐으나, 이번 사태로 현대차 물량이 집중되면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GM·포드 등 다른 고객사 수요가 줄더라도 현대차 물량 증가로 라인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SK온이 조지아·켄터키·테네시 등에서 건설 중인 공장들은 외부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장비 설치 인력의 미국 입국 지연으로 실제 가동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 공장은 현지 인력 위주로 운영돼 큰 문제가 없지만, 과거처럼 주재원·출장 인력을 유연하게 투입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SK온이 수혜를 볼 수는 있겠지만, 비자 제도 개선과 같은 근본적 해법 없이는 미국 내 사업 환경 불확실성이 업계 전반의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