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강남 한복판 ‘메이플 PC방’ 오픈 … “온라인 영향력 오프라인 확장”

통유리 너머 보이는 상품들만 봤을 때는 게임 IP 기반 굿즈 스토어로 생각할 법하지만, 공간의 실체는 무려 PC방이다. 입구부터 게이밍 기어까지 모두 메이플스토리로 도배돼 팬심을 자극하는 ‘메이플 아지트’를 방문했다.

넥슨은 17일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메이플 아지트’ 오픈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메이플스토리는 출시 2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넥슨 대표 IP다. 특유의 2D 그래픽과 배경음악,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도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하다.

메이플 아지트는 게임 문화의 핵심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인 PC방을 매개로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한다는 취지다. 기획을 담당한 이동열 메이플스토리 사업 실장은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고 싶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지로는 홍대입구와 잠실 등이 검토됐는데 교통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강남역으로 선정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강남역에서도 4번 출구에서 열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고층도 지하도 아닌 1층에 위치했다.

이 실장은 “1층에 있는 PC방이 많지 않기도 하고 분위기와 방문 경험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차원에서 결정하게 됐다”며 “종합적으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체험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메이플스토리 IP로 제작한 굿즈들로 키보드와 헤드셋, 키캡과 장패드 등 전용 MD 굿즈를 판매한다. 메이플 키보드 가격은 약 15만원 정도로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마우스보다 키보드 조작이 주가 되는 메이플스토리 특성상 굿즈 중 가장 신경써서 제작한 것으로 느껴졌다. 제품 이름이 ‘솜사탕 축’인 만큼 부드러운 타건감과 입력음이 매력적이었고, 곳곳마다 씌워진 키캡도 귀엽다.

먹거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 PC방 문화를 반영해 식음료에도 메이플스토리 색깔이 입혀졌다. 메뉴는 이름부터 ‘네미의 도시락’과 ‘갈루스 마늘 닭강정’, ‘아지트 엘릭서’와 ‘슬라임 청포도에이드’ 등 게임 내 NPC와 몬스터를 활용했다.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메뉴는 1만원대 이하이며, 음식 8000원·음료 5000원 수준으로 합리적이다.

이 중에서 네미의 도시락과 ‘돌의 정령 피스타치오 스무디’를 먹어봤는데, 맛과 퀄리티도 훌륭했다. 네미의 도시락은 지난해 한창 ‘메이플랜드’를 플레이하며 루디브리엄에서 퀘스트를 깼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디테일에서도 아기자기한 메이플스토리만의 매력이 묻어났다. 식음료에는 저마다 개성있는 토퍼가 올라가며 식기와 컵, 냅킨과 물티슈까지 메이플 아지트 로고가 부착됐다. 곳곳에 보이는 아기자기한 포토존은 덤이다.

총 200평의 메이플 아지트는 177석을 보유했다. 특별석인 프리미엄룸과 팀룸에서는 쇼파에 앉아 콘솔 게임을 하거나 팀플레이 게임을 더욱 몰입감있게 즐길 수 있다.

메이플 아지트 오픈을 기념한 ‘스페셜 오픈’ 행사는 18일부터 진행되며 인기 크리에이터가 PC방을 운영하고 이용자와 소통한다. 넥슨은 이벤트 의미를 살려 해당 기간 입장권과 식음료 판매 수익금, 라이브 방송 누적 조회수를 기반으로 산정한 기부금을 모금한다. 모금한 전액은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에 기부한다.

넥슨은 메이플 아지트를 플래그십 거점으로 삼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장기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은 홍대에 위치한 T1 베이스캠프 운영 경험을 보유한 ‘슈퍼플레이’와 함께 한다.

이동열 사업실장은 “항상 메이플스토리에 많은 애정을 보내주시는 용사님들과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22년간 사랑받아온 메이플스토리 IP 팬덤이 언제든 찾아와 어울릴 수 있는 진정한 아지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메이플 아지트는 18일부터 스페셜 오픈 기간을 거쳐 11월 3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회원제 요금 가격은 2000원, 비회원은 3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