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투지·알지노믹스·에임드, 상장 전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 체결기술특례 상장 문턱 높아지자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등이 기술검증 역할전문가 "거래소, 유망기업 선제 발굴 대신 사후인정하는 소극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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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비상장 바이오기업들이 상장에 앞서 글로벌 빅파마들과 잇따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술특례상장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장 심사 이전에 기술력을 검증받는 '선(先) 파트너십 후(後) 상장'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시장의 자율적 흐름이 아니라 거래소의 소극적 행보가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상장 바이오기업들이 상장 전 글로벌 빅파마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지난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투지바이오는 상장 전인 올해 1월 독일 소재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주사형 펩타이드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베링거인겔하임이 신규 펩타이드 신약 후보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 지투지바이오가 자사 이노램프(InnoLAMP) 약물전달 플랫폼을 활용해 장기지속형 제형을 설계·개발하는 것이다.이노램프는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차세대 전달기술로 평가된다. 이후 7월 양사는 추가 제형 개발 계약을 맺으며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연내 상장을 목표하고 있는 알지노믹스와 에임드바이오 역시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알지노믹스는 지난 5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연구 협력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알지노믹스는 일라이릴리와 알지노믹스의 '트랜스 스플라이싱 리보자임' 플랫폼을 활용해 유전성 난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RNA 편집 치료제를 개발한다. 계약에 따라 알지노믹스는 초기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일라이릴리가 후속 개발과 상업화를 맡는다.알지노믹스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 초격차 기술특례로 상장하기 위해 준비중이며 다음달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에임드바이오는 10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합한 총 계약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해당 계약에 따라 베링거인겔하임은 에임드바이오가 개발한 'KRAS 변이'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신규 종양표적 기반 ADC 에셋의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KRAS 변이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하나다.에임드바이오도 지난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이처럼 비상장 단계의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 등과의 파트너십 및 기술이전 등으로 기술력을 검증받은 후 상장을 추진하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술특례 문턱이 높아지며 거래소에서 성장가능성이 확실하고 신약 개발 등이 기대되는 기업을 위주로 상장을 승인을 해주는 분위기"라며 "대형 계약이 없으면 상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실제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거래소의 적극적 역할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거래소의 기술평가가 보수화되고 시장 신뢰가 선행된 기업에 한해 상장을 허용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지적이다.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거래소가 유망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기보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안정성만을 중시하는 수동적 형태로 흐르고 있다"며 "기술특례상장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