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수원 가족 선영서 엄수 예정문화재·미술품 2만3000점 재조명국가기관 기증 등 사회환원 뜻 기려
-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24일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 열린다. 유족과 삼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고인의 경영 철학과 사회공헌 유산을 기릴 예정이다.23일 삼성전자 따르면 오는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엄수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유족과 삼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고인의 경영 철학과 사회공헌 유산을 되새긴다.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 참석한다. 또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전·현직 경영진 150명도 선영을 찾는다. 추도식 후 이재용 회장과 사장단은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하며 선대회장의 뜻을 기릴 예정이다.
올해 5주기를 맞아 재계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문화·의료 공헌 등 ‘KH 유산’의 사회적 가치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재용 회장 등 유족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지난 2021년 문화재 및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7000억원)과 소아암·희귀질환 지원(3000억원) 등을 위해 총 1조 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사회 기부를 택했다.국보급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에 이르는 ‘이건희 컬렉션’ 기증은 국내 미술계의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 14건, 보물 46건을 포함한 고미술품 2만1600점이,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김환기·박수근·이중섭 등 근대 미술 작품 1600여 점이 기증됐다.이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전국 35개 주요 미술관을 돌며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을 개최했고, 누적 관람객은 350만명을 넘어섰다.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전시 흥행에 힘입어 세계 방문자 수 5위 박물관으로 꼽혔다.‘이건희 컬렉션’은 세계 무대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전시된 뒤, 내년 3~7월에는 시카고미술관, 그해 9월부터 2027년 1월까지는 대영박물관에서 전시될 계획이다. 이번 해외 순회전을 통해 박수근, 이중섭 등 한국 거장들의 작품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이건희 선대회장은 생전 “문화적 소양은 일상 속에서 자라난다”며 인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 강조했다. 그는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에서도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밝혔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보급 문화재 수집과 예술인 후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백남준, 이우환, 백건우 등 예술가들의 해외 활동을 지원했고,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제정해 한국 예술 발전에 기여했다.의료 분야에서도 그의 뜻은 이어지고 있다. 유족은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선대회장의 신념에 따라 소아암·희귀질환 치료와 연구 지원을 위해 3000억원을 기부했다.해당 기부로 전국 160여개 기관, 1000여명의 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으로 현재까지 누적 환아 2만2462여명이 지원을 받았다. 작년 말 기준 1만명에 가까운 환아가 병명의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모색 중이며, 지원을 받아 치료를 시작한 환아도 거의 4000명이다.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명예관장은 해10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에 직접 참석해 환아와 가족,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이와 함께 유족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7000억원을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 기부했다. 이 중 5000억원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2000억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연구시설 확충과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에 쓰이고 있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150병상 규모의 첨단 시설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착공될 예정이다.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은 기부 선순환을 일으키는 계기로 이어지고 있다. 유족의 의료 기부 이후 가수 이승기(20억원), BTS 정국(10억원) 등 유명 인사들의 서울대 어린이병원 기부가 이어졌으며,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코젠바이오텍도 매년 소아암 환아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은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니라 한국 문화와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상징적인 사례”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단순한 이미지 제고를 넘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