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이클에 실적 반등까지내부서도 "이번엔 다르다" 분위기'HBM 주도권 다시 찾자' 사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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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27일 장중 처음으로 주가 10만 원을 돌파하며 '10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이재용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은 날과 겹치면서 사내 분위기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오른 10만 원을 넘어서며 한 때 10만 500원까지 치솟았다. 종가는 9만 9천800원이었지만 장중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1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HBM(고대역폭 메모리)와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은 이재용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지 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관련성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내에선 "상징적인 날에 상징적인 숫자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직원은 "그동안 주가가 부진해 내부 분위기도 위축돼 있었는데 오랜만에 활기를 느낀다"며 "이 회장 체제 이후 변화의 흐름이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회장 취임 후 이 회장은 미래 산업에 대한 선제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집중해 왔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등 전략 산업에 45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해외 출장 등 현장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이 단기적 흐름에 그치지 않고 기술 경쟁력 회복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HBM 공급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가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차세대 제품인 HBM4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일부 고객사와는 HBM3E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4만 원으로 제시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AI 서버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밖에도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16개 증권사들이 모두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중장기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길었던 침체기를 지나 새 출발점에 선 삼성전자가 어떤 실질적인 성과로 시장의 기대에 응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