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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비만 신약이 등장할 시기가 머지않아 보인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인데 분명한 차별화가 있어야 성공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현재 임상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국산 신약들은 그만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용화가 가장 근접한 후보물질은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결과가 긍정적이다. 투약 40주차에 시험 대상자 절반 가량(49.46%)이 몸무게가 10% 이상 빠졌다. 

    특히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체질량지수) 30 이하 '여성'에게서 결과가 더 좋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 그룹 대상자에서 체중 변화율은 -12.20%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한미약품이 애초에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설계했던 목표와 맞닿아있다. 

    기존의 비만 신약들은 체중 감소 비율 수치의 우월성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동양인에 비해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에게 유익한 수치다.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비만 신약으로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차별성을 갖는다.

    효능과 함께 기존 약물 대비 이상사례가 적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경우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높다.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관련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를 나타냈다. 여기에 더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이 기존 약물 대비 우위에 있다.

    일동제약은 아직까지 주사제만 개발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먹는 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투약 편의성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200mg을 4주간 투여한 그룹에서 최대 13.8%의 체중 감량을 보였다. 평균적으로는 9.9%의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50mg과 100mg 투여군에서는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다.

    안전성도 확보했다. 약물 적응을 위한 용량 적정(titration) 과정이 없었음에도 위장관 부작용은 모든 코호트에서 중대한 이상 사례 없이 경미한 수준을 보였다. 

    반복 투여 시에도 ALT와 AST 등 간 효소 수치가 모든 대상자에서 정상 범위 이내로 유지됐다.

    먹는 약임에도 체내 흡수와 혈중 농도 유지가 잘 되면서 약물 축적성이 없는 물질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무엇보다 국산 신약의 장점은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경쟁력에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공급부족 현상을 겪었다. 이들 모두 비급여 고가 의약품이라는 점도 접근성에 한계를 갖는다. 

    '메이드 인 코리아' 비만 신약에 갖는 기대감은 그래서 더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