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규제 지역 구리·군포·안양 등 수천만원 상승매물 사라지고 호가 상승세…"추가 규제 우려 영향"수요자 "언제 사야 하나"…전문가 "풍선효과 제한적"
  • ▲ 군포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나광국 기자
    ▲ 군포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나광국 기자
    지난 10월15일 발표된 부동산대책에 따른 역풍이 거세다. 정부의 일률적 규제가 되레 서민주거지를 옥죄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규제영향을 전면으로 받은 지역을 순차적으로 찾아 이들이 처한 주거불안 상황을 현장감 있게 짚어볼 예정이다. 

    "10·15대책 발표 전보다 문의가 4~5배는 늘었고 지방 갭투자자 중에는 집주인이 가격을 올릴까봐 집을 보고 당일 늦은 밤에라도 계약을 하겠다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예전에는 대책발표 후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30~40대 문의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현금 5억~6억원을 들고 있는데 60대이상 장년층도 '물건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해요."(만안구 안양동 R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대책발표 이후 급매물이나 적정가격에 나온 매물은 이미 거래가 됐고 지금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수천만원 높여서 내놓고 있어요. 풍성효과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도 있지만 추후 규제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에요. 다만 아직까진 현장 분위기나 가격 수준을 파악하는 문의가 대부분이죠."(동탄2신도시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10·15대책 시행 이후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규제를 피한 비(非)규제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규제에서 자유로운 이들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해 집값이 상승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방위적 규제 적용과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은 풍선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 만인구 안양동 '안양역푸르지오더샵'=나광국 기자
    ▲ 만인구 안양동 '안양역푸르지오더샵'=나광국 기자
    지난 27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매물을 찾는 발길과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10·15대책으로 평촌신도시가 위치한 안양시 동안구가 규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대출규제, 갭투자 제한을 피해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이들이었다. 대부분은 "추후 여기도 규제지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내비치며 계약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만안구 안양동 인근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나오기 전보다 호가가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 올랐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 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지방 갭투자 수요가 일대에는 거의 없었는데 대책발표 이후 문의전화뿐 아니라 당장 임장을 하겠다는 이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좋은 가격에 나왔던 매물은 이미 다 빠졌고 지금은 호가가 오른 매물 밖에 없는데 앞으로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면서 "당초 가격이 오르고 있던 상황이라 지금 가격 상승을 풍선효과 영향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추후 규제지역으로 묶일 수 있어 그전에 매매하자는 움직임은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포시 산본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LTV 70%를 적용한 대출과 갭투자가 가능하고 규제 지역에 못지않게 서울과 접근성도 양호해 최근 문의가 많이 늘었다"면서 "호가가 많이 오르면서 매수자들도 계산이 복잡한 상황이고 집주인은 호가를 높이기는 하지만 추가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고점에서 팔고 상급지 이동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W공인중개사무소 대표도 "갭투자 가능한 매물에는 가계약금 입금경쟁이 벌어지는데 그나마도 집주인이 계좌번호를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가 많다"며 "갭투자 고객이 많고 지금이라도 꼭 사야 한다며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분간 가격은 오를 것이다"고 전했다.

    안양과 군포시뿐 아니라 구리시, 동탄신도시 등 규제에서 비껴간 지역들은 규제 발표 후 며칠사이 집값이 뛰었다. 전국에서 갭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량이 늘고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중개업소들은 11월말 정도면 매물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 ▲ 만인구 안양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나광국 기자
    ▲ 만인구 안양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나광국 기자
    해당 지역 일부 단지서는 실제로 규제 발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안양시 만안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는 전용면적 84㎡ 호가가 5000만원 가량 올랐다. 10층 매물 경우 대책 발표 다음날 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근 1년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군포시 '개성하이뷰' 전용 77㎡도 지난 18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한달전 5억7900만원대비 1억100만원 올랐다.

    다만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풍선효과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똘똘한 한 채 기조가 워낙 강하고 △투자가 아닌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됐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 규제 시기에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 풍부했고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적극 진입했지만 현재 부동산시장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시장을 이끌고 있고 대출규제도 강화돼 풍선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도 "광범위한 지역을 한꺼번에 지정하면서 풍선효과를 크게 방지했다"며 "실수요에 기반한 집값 상승이 주된 흐름이 됐고 고금리 등 여파로 전국 부동산시장이 과열되지 않은 상화이라 매수세 쏠림은 단기적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