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기관 해외투자에 증권투자 890억달러 증가대외부채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작아 순자산 1조562억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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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채권 비중이 더욱 커지고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이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규모를 새로 썼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함께 늘었지만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해 순대외금융자산은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단기외채 비율이 낮아지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서 대외지급능력과 외채 건전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 말(2조6818억달러)보다 1158억달러 늘어난 규모로, 세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이다.자산 증가는 해외 증권투자가 이끌었다.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1조2140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890억달러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 주식 등 지분증권이 814억달러, 해외 채권 등 부채성증권이 76억달러 증가했다. 3분기 중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5%대, 10%대 안팎 상승하는 등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서학개미’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채권 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이다.해외 직접투자도 확대됐다.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 잔액은 8135억달러로 3개월 새 87억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차전지 등 제조업 관련 지분투자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에 해당하는 준비자산은 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118억달러 늘어난 4220억달러를 기록했다.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도 증가했다.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는 1조7414억달러로 2분기 말(1조6514억달러)보다 900억달러 많아졌다.부채 증가 역시 증권투자가 중심이었다. 외국인 증권투자 잔액은 1조1395억달러로 885억달러 늘었고, 이 가운데 국내 주식 등 지분증권이 896억달러 증가했다. 3분기 코스피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평가액이 크게 불어난 결과다. 반대로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부 채권 평가액이 줄어 부채성증권 잔액은 11억달러 감소했다. -
- ▲ ⓒ한국은행
외국인 직접투자는 감소했다. 3분기 말 기준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 잔액은 3135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37억달러 줄었다. 투자 거래 규모는 늘었지만,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화 표시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 비거래 요인으로 반영됐다.이처럼 대외금융자산 증가 폭(1158억달러)이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900억달러)을 웃돌면서 3분기 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562억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 말(1조304억달러)보다 258억달러 늘어난 수치로, 세 분기 만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순대외금융자산은 한 국가가 해외에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금융투자를 뺀 값으로, 대외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우리나라는 2014년 처음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증가세를 이어왔고, 지난해 말에는 1조1023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달러 순대외금융자산국’ 반열에 오른 바 있다.대외채권·채무 지표도 안정 방향으로 개선됐다. 3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1199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271억달러 증가했다. 단기 대외채권은 한은 준비자산을 중심으로 189억달러, 장기 대외채권은 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 등 기타 금융부문의 부채성증권을 중심으로 82억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대외채무는 7381억달러로 25억달러 증가에 그쳤다.대외채무 중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 비중은 21.9%로 2분기 말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2.4%포인트 하락했다. 단기외채가 차입금을 중심으로 줄어든 가운데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결과다.임인혁 한국은행 국외투자통계팀장은 “3분기 미국 증시 강세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해외 주식·채권 투자가 확대되고 준비자산도 증가하면서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 수준을 다시 한 번 넘어섰다”고 말했다.이어 “국내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 증권투자 역시 늘었지만, 원화 약세 영향으로 부채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면서 순대외금융자산과 대외 건전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