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보관액 1533억달러 … 전년 말比 36.74%↑순매수 1위 엔비디아 … 팔란티어·비트마인 등 뒤이어장밋빛 전망도 쏟아져 … “우상향 흐름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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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가 기술주 훈풍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장바구니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 미 증시 강세를 주도해온 매그니피센트7(M7) 대신 헬스케어, 암호화폐(가상자산), 원자력 등 새로운 종목들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532억8894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121억182만달러)보다 36.74% 급증한 수준이며 지난달 말(1336억1264만달러)보다도 14.73%나 늘었다.

    올해 미 증시 순매수액은 22일 기준 162억4211만달러로 나타났다. 매수금액과 매도금액은 각각 2215억7747만달러, 2053억3536만달러다. 매수 건수 564만7006건, 매도 건수 413만7156건으로 매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뉴욕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와 기술주 훈풍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 22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27포인트(0.14%) 오른 4만6381.5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39포인트(0.44%) 상승한 6693.75, 나스닥 종합지수는 157.50포인트(0.70%) 뛴 22,788.98에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서학개미들의 장바구니에선 M7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최근 한 달(8월 23일~9월 22일)간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M7은 엔비디아 1개뿐이었지만, 순매수 규모는 3억6873만달러로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증시에서 AI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밝힌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모습이다.

    2~10위는 AI, 헬스케어, 가상자산, 원자력 등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AI 소프트웨어(SW) 기업 팔란티어로 3억2096만달러어치를 사들였고 ▲비트마인(3억322만달러) ▲유나이티드헬스그룹(1억6668만달러) ▲오라클(1억5457만달러) ▲아이리스 에너지(1억4042만달러) ▲써클(1억2652만달러) ▲뉴스케일파워(1억2532만달러) ▲시놉시스(1억2446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순매수액 상위 종목들의 최근 한 달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엔비디아는 3.16% 상승했고 ▲팔란티어(12.97%) ▲비트마인(3.01%) ▲유니이티드헬스그룹(11.02%) ▲오라클(38.83%) ▲아이리스 에너지(95.52%) ▲써클(1.93%) ▲뉴스케일파워(28.42%) 등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시놉시스 주가는 이 기간 15.12% 내렸다.

    이 밖에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1억2533만달러)’ 등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들도 대거 사들였으며 ‘INVESTMENT MANAGERS SERIES TRUST II TRADR 2X SHORT(1억1493만달러)’, ‘DIREXION SEMICONDUCTOR BEAR 3X ETF(9937만달러) 등 인버스 종목들도 담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와 산업재 섹터의 주가는 과거부터 금리인하 시기 강세를 보여왔다”며 “해당 섹터 내 잉여 현금이 많고 시가총액 대비 잉여 현금 비율이 높은 유나이티드헬스 등의 기업들이 M&A(인수합병)와 지분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쏟아져 나온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 중이며 다수의 M&A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소식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어서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 소식, 오라클의 틱톡 미국 사업 참여, 애플의 아이폰17 판매 호조 등 기업 투자와 M&A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연준 인사들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엇갈린 발언에도 위험자산 선호는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소화하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FOMC 이후 연내 3회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인되며 ‘소프트랜딩+보험성 인하’ 시나리오가 기본값으로 자리 잡아 위험자산 선호가 유지되는 국면으로 보인다”며 “고용 쇼크가 잠재 변수로 거론되지만, H-1B 비자 발급 비용 상향 등 미국 내 고용 유인 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급격한 둔화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굵직한 지표와 실적 발표 뒤 단기적 ‘sell on news’가 나타날 수 있으나 우상향 트렌드를 바꾸는 변곡점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