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청년보다 40~50대 비중 높아"금융소비자 보호 차원 '증권사 영업실태' 점검 방침
  •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감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감원
    외환당국이 고환율의 주범으로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를 지목한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오죽하면 청년들이 해외투자 하겠나. 정서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찬진 원장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젊은 층의 해외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는 게 우려스럽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 관련해 "총재 (발언에) 뭐라 말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청년에 대한 이슈가 아니며 서학개미 인구 분포는 골고루 퍼져있어 오히려 청년 사이즈는 작고 40~50대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저도 해외주식 비중이 1% 정도"라며 "누구 비난하고 이럴 건 아니"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가 환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부 판단에는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이 원장은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그는 "연금이 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꽤 크기 때문에 연금이 어디로 가느냐가 노출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는 인식"이라며 "그래서 '뉴 프레임워크'를 출범하고 이를 중심으로 환 정책이 진행되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룡이 돼 해외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환 시장에서도 공룡이 돼버렸다"며 "해외투자를 확대하냐 마냐 부분은 그 뒤에 (논의할 문제고), 연금이 환을 결정하는 주류가 돼 버린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수용할 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 급여가 이 시간에도 디스카운트되고 있다는 거에 분노해야 하는데, 여기에 결과적으로 연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논의해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이달부터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적정성을 점검키로 한 방침과 관련해선 "저희에게 부여된 미션"이라면서도 "해외주식 투자와 관련해 규제하겠단 건 전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 금융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목표로 해외 투자 관련 소비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신용(레버리지)이나 환리스크게 노출됐을 때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점검하는 취지"라며 "위험을 정확히 인식하고 투자 판단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기획재정부는 정부 부처들과 만나 외환시장 관련 회의를 열고 증권사의 과도한 해외주식 투자 조장 행태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는데, 일각에선 정부가 증권사 규제를 통해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회사의 고환율 리스크에 대해서는 "일부 증권사는 외환 익스포저에 많이 노출된 경우 건전성 차원에서 챙길 부분이 있고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이하게 문제가 되는 상황은 데이터상 없어 우려할 상황이 아닐"라며 "일부 보험사는 오히려 이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