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96세의 일기로 별세했다고 A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호흡기 질환을 앓던 끝에 이날 LA 샌타모니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캐나다 출신인 게리는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198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주요 상을 휩쓸었다.
대표 작품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스페인 북부 해안의 쇠퇴해 가던 산업도시에 화려하고 활기찬 이미지를 부여해 도시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결치는 모양의 외관이 특징인 LA 월트디즈니콘서트홀과 마이애미의 뉴월드센터 콘서트홀, 프랑스 파리의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 독일 바일 암 라인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베를린의 DZ은행 빌딩, 체코 프라하의 댄싱하우스, 뉴욕 첼시의 IAC빌딩 등도 유명하다. 그는 80대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전세계 스카이라인을 바꾸었다는 찬사를 들었다.
1929년 캐나다 토론토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태어나 외할아버지의 철물점에서 일을 도우며 공구와 나사, 볼트 등 일상적 재료에 대한 애정을 키웠다.
1947년 가족을 따라 따뜻한 LA로 이주한 그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진학해 도예를 공부하다 한 교수의 추천으로 전공을 건축으로 바꿨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83세였던 2012년 9월 한국을 방문한 그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프랭크 게리에게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한국의 청자, 백자를 보니 놀랍다. 한국 도자기와 미술품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또 루이뷔통이 2019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연 복합매장 '루이뷔통 메종 서울' 건물을 설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