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미레이트 등 스타링크 기반 무료 와이파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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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이 스타링크를 본격 도입하면서 기내 인터넷 품질이 지상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
긴 비행에서 20달러를 결제하고도 '로딩 화면'만 바라보던 시대가 곧 끝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스타링크를 본격 도입하면서 기내 인터넷 품질이 지상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해외 주요 항공사들이 스타링크 기반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어, 대한항공 역시 무료 제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지궤도 → 저궤도 위성 … 속도 20배 빨라진다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금껏 대한항공을 비롯한 대다수의 항공사는 정지궤도(GEO) 기반 위성 인터넷을 사용해왔다. 위성과의 거리가 약 3만6000㎞에 이르다 보니 지연(latency)이 크고 속도도 제한적이었다. 기내에서 전체 승객이 하나의 회선을 나눠 쓰는 구조라 체감 속도는 5~20Mbps 수준에 그쳤다. 메신저·이메일 정도를 제외하면 웹서핑조차 답답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요금 부담도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미주·유럽·중동·아프리카 등 장거리 노선에 대해 전체 비행시간 와이파이 요금을 20.95달러, 2시간 이용 요금을 10.95달러로 받고 있다. 인천~뉴욕, 인천~로스앤젤레스 같은 미주 노선과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유럽 노선이 모두 이 구간에 포함된다. 비행시간이 13~14시간에 이르는 장거리 특성상 많은 승객들이 20달러를 결제하지만, 버벅이는 화면만 지켜봤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스타링크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서비스다. 지상 550㎞ 안팎 저궤도(LEO)에 위성을 촘촘히 배치해 지연을 크게 낮추고, 항공기 1대당 100~250Mbps 수준의 속도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론적으로 메신저·웹서핑은 물론 유튜브·넷플릭스 같은 고화질 스트리밍, 화상회의, 클라우드 기반 업무까지 지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다.태평양·북극항로 등 기존 GEO 기반 와이파이가 취약했던 구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해 장거리 국제선에서 체감 차이가 더 크다는 평가다. -
- ▲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전체 항공기에 순차적으로 스타링크의 기내 와이파이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대한항공
◆ 스타링크 도입 해외 항공사들… '무료 와이파이' 제공해외 항공사들은 이미 스타링크를 앞세워 ‘무료 와이파이’ 경쟁에 들어갔다. 카타르항공은 스타링크를 장착한 보잉 777 기종을 중심으로 이륙부터 착륙까지 전 구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도 2027년까지 보잉 777·A380 등 200대가 넘는 항공기에 스타링크를 순차 장착해,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무료 고속 인터넷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기존에 8~10달러 수준의 유료 와이파이를 판매해 왔지만, 스타링크 제휴 이후에는 마일리지 회원을 중심으로 무료 제공 정책으로 선회했다. 하와이안항공을 비롯한 일부 유럽 항공사들도 스타링크 도입과 동시에 무료 또는 조건부 무료 정책을 채택하며 “스타링크 탑재=사실상 무료 와이파이”라는 공식을 굳혀가는 모습이다.◆ 메가캐리어 도약 앞둔 대한항공도 무료 제공할까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단일 브랜드의 ‘메가 캐리어’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톱티어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노선 규모뿐 아니라 서비스 수준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기내 와이파이는 좌석, 기내식, 마일리지와 더불어 승객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요소다. 장거리 비행에서 이메일 확인, 원격회의, 스트리밍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지 여부가 항공사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비행 중 연결성(Connectivity)”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스타링크 도입이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를 넘어 서비스 전략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미주·유럽 핵심 노선에서 기내 인터넷 품질이 대폭 개선되더라도 여전히 20달러 안팎의 요금을 유지한다면, 이미 무료 와이파이를 앞세운 카타르·에미레이트·유나이티드 등과의 비교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통합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 시대’를 선언한 만큼, 장거리 노선부터라도 무료 또는 부분 무료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대한항공은 항공기당 장비 설치·개조 비용과 운용 비용, 위성 사용료, 향후 요금 정책에 따른 수익·브랜드 효과 등을 모두 따져본 뒤 최종적으로 결론을 낼 전망이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 글로벌 항공사가 스타링크를 앞세워 ‘기내 무료 와이파이’를 일종의 기본 서비스처럼 내세우고 있다”며 “통합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 위상을 공고히 하려면 미주·유럽 노선에서만이라도 무료 제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스타링크 도입 후 서비스 운영 및 정책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며 세부적인 계획은 추후 안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