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兆 규모 친환경 컨선 발주·LPG 합작사 설립총 23.5조 투입 '2030 중장기 전략' 실행 착착2년 새 컨선 71척→91척, 벌크선 34척→49척
  • ▲ HMM 벌크선 Global Trust호. ⓒHMM
    ▲ HMM 벌크선 Global Trust호. ⓒHMM
    HMM이 컨테이너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선대 확충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해운 인수가 무산된 이후 직접 선박을 발주하거나 해외 선사와 합작사를 세우는 방식으로 외형 확장에 나선 것으로, 중장기 전략의 핵심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BGN그룹 산하 B International Shipping & Logistics(이하 B쉬핑)과 싱가포르에 합작법인 ‘HMMB INT Shipping Pte. Ltd’를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HMM과 B쉬핑이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 향후 8만8000CBM급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을 운영하게 된다.

    HMM이 액화석유가스(LPG) 운송사업 확대를 위해 LPG업계 최대 화주와 동맹을 맺은 모습이다. BGN그룹은 연간 약 1400만톤 규모의 LPG 무역량을 기록하며, 40여척의 LPG 선박을 운영 중인 글로벌 리딩 트레이딩 기업이다.

    합작법인이 운영할 VLGC는 현재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으로 2027년 상반기 인도될 예정이다. 이 선박들은 BGN그룹의 원자재 및 에너지 트레이딩 계열사 ‘BGN INT DMCC’와 15년 장기 운송계약이 체결돼 있어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HMM은 과거 5척의 LPG 선박을 운용했다가 2016년 이후 해당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2030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벌크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 2030년까지 LPG 및 암모니아 운송 선대를 약 20척 규모로 확대키로 했다. 올 들어 중형 LPG선 3척을 확보했고,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2척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2030 중장기 전략에 따르면 HMM은 23조5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벌크선 운송·통합 물류 등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컨테이너 사업에 총 12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 중 친환경 선박 확대에만 11조원을 투입한다. 벌크사업에는 5조6000억원을 투입, 벌크선대를 110척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러한 중장기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HMM은 지난달 1만3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12척을 발주했다. 총 투자액은 3조500억원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각각 8척과 4척씩 나눠 맡겼다. 이들 선박은 모두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컨테이너선으로 건조돼 2029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HMM은 아울러 1조원에 이르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도 HD현대중공업에 발주를 맡겼다. HMM이 3조원 이상 투자금을 쏟아부은 것은 7년 만으로, 2018년에는 2만4000TEU급 12척과 1만6000TEU급 8척 등 20척의 선박을 국내 빅3 조선사에 발주한 바 있다. HMM은 또 2021년 1조7000억원을 들여 1만3000TEU급 12척, 2023년 9000TEU급 메탄올 연료 선박 9척(1조4000억원)을 각각 국내 조선 업체들에 발주한 바 있다.

    HMM이 친환경 선대 확대에 나선 것은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연료로 쓰는 선박을 확충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NG는 기존 중유 기반 원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3%, 질소산화물을 80%, 황산화물을 99% 이상 줄일 수 있다.

    HMM의 전체 선대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2023년 71척→2024년 83척→올 9월 말 기준 91척으로, 벌크선대는 2023년 34척→지난해 42척→올 9월 말 49척으로 각각 확대됐다. 컨테이너와 벌크선 양 부문 동시에 선대 규모가 확대 중으로, 단일 화물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조 개편 전략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