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승부사' 박 회장, 전격 등판'제2의 미래에셋' 찾아라 특명자본금 5억으로 1위 IB 키워낸 노하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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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의 승부사'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운용 전략을 총괄하는 사령탑으로 전격 등판했다. 

    지난 2018년 국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GSO(글로벌전략가)로서 해외 사업에만 주력해온 그가 정부 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첫 외부 공식 직함을 달고 복귀한 것은 자본시장 안팎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출범한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박현주 회장을 위촉했다. 박 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함께 민간 투자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글로벌 야전사령관'의 귀환 ... 관(官) 주도 한계 넘는다

    이번 인선의 핵심은 '민간 주도'와 '야성(Animal Spirits)의 회복'으로 요약된다. 그간 각종 정책 펀드가 조성됐지만, 관 주도의 경직된 운용과 안전 위주의 투자로 인해 실질적인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정부가 박 회장에게 SOS를 보낸 것은 그의 '투자 DNA'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자본금 5억 원으로 시작해 국내 1위 투자은행(IB)을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해외 현장을 누비며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안목은 국내 정책 펀드가 가장 취약했던 부분인 '글로벌 스케일업'을 보완할 최적의 카드로 평가받는다.

    박 회장이 단순 자문역을 넘어 펀드의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가' 역할을 수락한 배경에는, 침체된 국내 창업 생태계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 AI·로봇·바이오…'제2의 미래에셋·셀트리온' 발굴 특명

    박 회장은 이번 위원회 출범식에서 펀드의 성격을 "창업을 춤추게 할 마중물"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방향성이 단순한 기업 지원이 아닌 AI(인공지능)·로봇·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의 혁신 기업 발굴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등판으로 펀드 운용 기조가 '안정성'에서 '성장성'으로 대폭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자금난(데스밸리)을 해소하고, 과감한 모험자본을 공급해 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서정진 회장 역시 불모지였던 바이오 산업을 개척한 경험이 있는 만큼, 두 '창업 신화'의 시너지가 벤처 생태계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은둔' 깬 박현주, 자본시장 리더십 재확인

    박 회장의 이번 행보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가 정착됐다"며 국내 현안과 거리를 둬왔던 그가 국가적 과제 앞에서 다시 한번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직접 직함을 맡았다는 것은 펀드의 성공에 자신의 명예를 걸었다는 뜻"이라며 "그의 참여만으로도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주어 민간 자본의 유입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