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닥 2%대 상승 … 개인 6000억 순매수코스피 이전 앞둔 알테오젠에만 4800억 몰려에코프로비엠도 이전 가능성에 코스닥 '비상등'업계, 좀비기업 퇴출·지원안 등 절실 한목소리
  • ▲ ⓒ11일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1일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천스닥' 고지가 멀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둔 알테오젠으로 매수세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2%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를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것과 달리, 코스닥은 개인투자자가 상승을 이끄는 구조다.

    이달 1~11일 개인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5894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9억원, 47억원 순매도하며 사실상 자금 유입이 거의 없었다. 개인이 6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며 지수를 지탱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투자자가 몰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달 초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미룬 바 있다.

    문제는 개인 자금이 정작 코스닥 시장이 아닌 코스피 ‘이탈 예정’ 종목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이달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테오젠으로, 코스닥 투자금의 약 80% 가량인 4787억원이 집중됐다. 이어 에임드바이오(1162억원), 지투지바이오(988억원), 노타(866억원), 페스카로(839억원), 파마리서치(790억원), 펩트론(76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매수세가 몰린 알테오젠은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안건을 통과시키며 코스피 이전을 공식화했다. 시가총액 약 25조원으로 코스닥 전체의 약 5%를 차지하는 대장주의 이탈이다.

    여기에 코스닥 시총 약 3%를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까지 이전 상장 재추진 설이 돌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닥 지수 출범 이후 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 등 54개 기업이 코스피로 이동한 전례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했던 코스닥은 유동성 부족, 부실기업 존속, 기술특례 상장사들의 성과 부진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대형주의 잇단 이탈로 ‘코스피 2부 리그’ 이미지도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이탈이 시장 전반의 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거래대금 비중이 높은 우량주가 빠져나가면 코스닥의 유동성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엔씨소프트·네이버·셀트리온의 이전 당시에도 코스닥의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업계는 활성화 대책으로 세제 혜택 확대와 기관 자금 유입을 꼽는다.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한도를 높여 개인, 특히 고액 자산가 자금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닥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의 단기 투자 자금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계기업 퇴출 강화, 혁신·벤처기업을 위한 상장제도 조정 등 구조적 개편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처 간 조율을 통해 다음주 계획된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