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비오, 만성 질환 RNA 치료제 블록버스터 전망siRNA 상업화 가속 … 비만·대사질환으로 영역 확대올릭스·알지노믹스, 美 일라이릴리와 기술수출 계약에스티팜, RNA 치료제 원료인 '올리고' CDMO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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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NA(리보핵산) 치료제가 희귀 질환 영역을 넘어 대중적인 질환 치료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바티스가 개발한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가 올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에 따라 RNA 치료제의 상업성과 성장성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도 한층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렉비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7억5000만달러(약 1조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는 블록버스터(매출 10억달러) 의약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스타틴 병용 없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으며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고지혈증 치료제가 스타틴 병용을 전제로 처방되던 구조에서 벗어나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물론 혼합형 지질이상 환자까지 처방 대상이 확대됐다.

    연 2회 투약이라는 편의성 역시 렉비오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첫 투여 이후 3개월 뒤 한 차례 추가 투약을 거치면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씩 연 2회만 투약하면 된다. 최근에는 중국 보험 등재까지 이뤄졌다. 

    RNA 치료제는 그동안 희귀 유전질환을 중심으로 개발·상용화돼 왔다. 전달 기술과 전신 독성 문제 등의 한계로 인해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짧은간섭RNA(siRNA) 전달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렉비오처럼 대사·심혈관 등 대중적인 질환에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RNA 치료제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RNA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4년 약 80억달러에서 2030년대 초반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mRNA 기술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확대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장성이 큰 만성 질환 영역에서 siRNA 기반 치료제가 부상하고 있다. 

    2022~2023년을 기점으로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등장한 영향이다. 렉비오도 FDA의 승인을 받고 2022년 출시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원료 생산 등 RNA 치료제 생태계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올릭스는 siRNA 기반 RNA 간섭 기술을 토대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비만·대사질환을 타깃으로 한 siRNA 치료제 'OLX702A'는 지난 2월 일라이 릴리와 총 9117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았다. 

    OLX702A는 현재 임상 1상 단계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환자까지 포함해 안전성과 내약성, 예비 효력을 검증하고 있다. 임상 1상 중간 분석에서 체질량지수(BMI) 27 이상 환자의 복부둘레 감소 효과가 확인되며 시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주 상장하는 알지노믹스는 RNA 간섭이 아닌 RNA 편집·교정이라는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RNA 치환효소 기반 플랫폼을 통해 항암 및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 'RZ-001'은 간암과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미국 FDA 희귀의약품(ODD) 및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지난 5월에는 일라이 릴리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시장에서 또 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RNA 치료제의 원료를 생산하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사업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엔 제2올리고동을 준공하며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6년에는 RNA 치료제 개발사 M&A와 기술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