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 TV 출하량 7.7%↑… 호주서 中 점유율 확대65~75인치·OLED 중심 프리미엄 시장서 중국 업체 판매 급증호주 흔들리면 북미·서유럽 등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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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의 98인치 QLED TV.ⓒ삼성전자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평가되는 호주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저가 공세로 성장해 온 중국 업체들이 고가 제품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면서, 북미·서유럽 등 주요 프리미엄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아시아·오세아니아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991만3400대로 집계됐다. 올 3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이 525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업계는 해당 지역의 출하량 확대는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아닌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저렴한 가격 영향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오세아니아 최대 소비 시장인 호주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판매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호주는 TV 시장은 북미와 서유럽에 이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인사이드 마켓 리서치 컨설팅(IMARC)에 따르면 호주 TV 시장 규모는 2024 년 111억 1000만 달러에서 2033년 267억9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9.2%에 달한다.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소비자들의 거실 크기, 고해상도 선호, 신제품 구매 주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프리미엄 수요가 꾸준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이에 65~75인치 판매 비중이 아시아 평균보다 훨씬 높고, OLED·QLED 등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과거에는 소니와 샤프 등 일본 제품이 인기를 얻었고, 최근 몇년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안방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산 제품의 선호도가 높았다.그러나 최근 중국 업체의 추격이 예년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는 현지 유통망 확대, 스포츠 스폰서십 계약, 대형 매장 전시 강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신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면서 소비자 선택 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이들의 주력제품은 초대형 미니LED TV다. 핵심 부품인 대형 LCD 패널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면서, 대형 화면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다.실제 호주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TV 판매량이 상위권을 기록한 사례는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출하량 기준 TCL은 호주에서 소매 판매량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인 GFK와 서카나 등에 따르면 하이센스는 초대형 TV를 앞세워 지난해 호주에서 전년 대비 7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과거 단순히 저가 제품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왔던 중국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확대가 호주라는 시장의 특성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한다. 프리미엄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흔들린다는 것은, 단순히 지역 판매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프리미엄 경쟁력 자체가 약해지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호주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는 북미나 서유럽 등 다른 핵심 프리미엄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 시장 역시 대형·고가 TV 중심으로 돌아가는 만큼, 중국 업체가 호주에서 확보한 전략과 판매 모델을 다른 전략 거점에서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실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TCL은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13%에서 19%로, 매출 기준 점유율이 13%에서 16%로 상승했다. 하이센스 역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14%에서 20%로, 매출 기준 점유율이 13%에서 17%로 늘어났다.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공세가 호주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가격 전략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라며 “QLED·미니 LED 같은 고가 제품에서도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경고 신호”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