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에서 학회 창설까지 … 현지 의료진 요청으로 첫 내분비 로봇 수술 성사'겨드랑이 절개 로봇 갑상선 절제술' 등 고난도 술기 5건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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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산병원이 쿠웨이트에 고난도 로봇 갑상선 수술법을 전수하며 한국 내분비외과 술기의 우수성을 중동 의료 현장에 각인시켰다. 

    22일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성태연 교수팀은 최근 쿠웨이트 보건부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로봇을 이용한 고난도 갑상선 수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에서 내분비질환 로봇 수술이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술법 전수는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에서 연수를 받은 쿠웨이트 의료진이 자국으로 돌아가 내분비외과의 필요성을 알리고, 의료 수준 향상을 위해 쿠웨이트 최초의 내분비외과 학회를 창설하면서 성사됐다. 서울아산병원의 해외의학자 연수 프로그램이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현지 의료 체계 변화로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성태연 교수팀은 12월 2일부터 3일간 쿠웨이트에서 로봇을 이용한 겨드랑이 절개 갑상선 절제술, 후복막 접근 부신 절제술, 갑상선 재발 환자 수술 등 총 5건의 고난도 내분비 수술을 직접 집도하며 현지 의료진에게 술기를 전수했다. 쿠웨이트 최초로 시행된 내분비질환 로봇 수술에는 현지 의료진 40여 명이 참관해 수술 과정을 지켜봤다.

    로봇 수술은 손목 관절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활용해 정밀도가 높고 고해상도 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확인할 수 있어 주요 혈관이나 신경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로봇 갑상선 겨드랑이 접근법은 겨드랑이에 4~5cm 정도의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흉터와 통증, 출혈을 최소화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다. 국내에서는 이미 표준 술기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지만, 쿠웨이트에서는 로봇 수술 장비 보급과 내분비외과 분야 발전이 더딘 상황이었다.

    이번 교류의 출발점은 쿠웨이트 알 아미리병원(Al-Amiri Hospital)의 샤이마 다쉬티 교수다. 샤이마 교수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에서 임상강사 과정을 이수한 뒤, 현지로 돌아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익힌 술기와 시스템을 적극 소개하며 내분비외과 분야 발전의 필요성을 알렸다.

    그 결과 쿠웨이트 최초의 내분비외과 학술 단체인 "쿠웨이트 내분비외과학회(Kuwait Society of Endocrine Surgery, KSES)"가 창립됐고,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열린 제1회 심포지엄에 성태연 교수가 초청됐다. 성 교수는 이 자리에서 고난도 로봇 수술법 전수는 물론 로봇 수술 시스템 구축, 수술 후 환자 관리 등 최신 내분비외과 치료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성 교수는 성공적인 술기 전수와 학술 교류 공로를 인정받아 쿠웨이트 보건부 장관과 쿠웨이트 내분비외과학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성태연 교수는 "우리 병원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은 단순히 의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 의료진을 교육해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의료 시스템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교류를 통해 내분비질환을 앓는 쿠웨이트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