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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 ⓒ세브란스병원
구급차 안에서부터 응급실 도착 이후까지 이어지는 응급 대응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한 플랫폼이 개발됐다. 구급대원의 음성과 환자 상태를 자동 기록·분석해 응급환자 분류와 이송 병원 판단을 돕는 기술로 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 연구팀은 소방청 R&D 과제로 추진된 '지능형 구급활동지원 플랫폼' 1단계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통합 시제품을 구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구급차와 응급실 간 정보 전달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쉬운 현장의 한계를 AI로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응급 현장에서는 응급처치, 바이탈 사인 확인, 수용 가능 병원 탐색, 기록 전달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원의 기억에 의존해 사후 기록을 작성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 10종의 AI 모델을 통합, 현장 기록부터 병원 전달까지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었다.
플랫폼은 크게 4개 기능군으로 구성된다. 응급 대화에 특화한 음성인식 모델을 활용해 구급대원과 보호자 발화를 자동으로 구조화하는 '응급정보 변환 AI', 환자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응급상황 예측 AI', 구급차 내 CCTV 영상 기반으로 병원 도착 전 중증도를 평가하는 사전 KTAS(pre-KTAS)를 포함한 '응급환자 평가 AI'가 핵심이다. 여기에 환자 적정 처치 가이드와 최적 이송 병원 추천을 제공하는 '구급현장 지원 AI 서비스'가 더해졌다.
이 통합 모델을 통해 구급활동일지 자동 작성, 최적 이송 의사결정 지원, 현장 사진과 평가 소견의 실시간 전송이 가능해졌다. 응급실 도착 전부터 환자 상태 정보가 전달돼, 응급실 의사가 보다 빠르게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1단계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제 현장에 적용한 결과, 구급대원들은 사용 편의성과 업무 효율, 대응 속도, 신뢰도 전반에서 높은 점수를 매겼다. 종합 만족도는 연구개발 평가 기준인 80점을 웃도는 86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송 병원 추천 기능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구팀은 향후 2단계에서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실증을 통해 응답 속도, 기록 부담 감소 효과, 현장–병원 간 소통 정확성, 시스템 안정성을 정량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현장 피드백을 반영한 기능 고도화도 병행한다.
장혁재 교수는 "1단계에서는 현장과 병원 협업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통합하고, 10종 AI 모델 고도화를 통해 기록·판단·전달을 지원하는 기반을 확보했다"며 "구급차 안 구급활동 효율을 높이고 환자 상태에 대한 기록이 적절한 응급실 의사에게 빠르게 전달돼 환자 생존율을 제고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과제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