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진보 대통령 "주식 투자하라" 했지만 … 결국 오른건 부동산코스피, 이재명 정부서 처음으로 4400 뚫어 파죽지세 … 삼전·SK하닉 집중된 위태로운 상승이재명 대통령, 지난해 "서울 집값 대책 없다" 인정 … 19년만에 최대 상승주식 팔아서 집 사는 패턴 나타나 … 6.27 주담대 규제 '후폭풍'코스닥 부양책·서학개미 양도세 면제 카드 꺼냈지만 … 최후의 승자는 '부동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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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4400을 돌파한 가운데 역대 진보 정권에서 반복됐던 '주식→부동산'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주식에 투자하라"고 독려했지만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닥 부양책, 서학개미 양도세 면제 등 국내증시 살리기에 나섰지만 그간 학습효과로 인해 투자자들의 돈은 또다시 부동산으로 몰리는 모양새다.

    ◇ "서울 집값 대책 없다" 인정하자 … 19년 만에 최대 폭등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들어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4400선을 최초로 돌파, 4457.52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사이, 부동산 시장은 폭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간 8.71% 상승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의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송파구는 연간 20.92% 폭등했고, 성동구(19.12%), 마포구(14.26%)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공급 부족과 규제 역설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달 중순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했으나, 이미 불붙은 매수 심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 6·27 대출 규제의 역설 … "주식 팔아 강남 아파트 샀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내놓은 '6·27 대출 규제'는 오히려 주식 시장의 자금을 부동산으로 쏠리게 하는 '머니무브'의 기폭제가 됐다. 대출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택 매입이 막히자, 주식 등 금융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한 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규제 시행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주택 매입 자금 중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약 1조 6249억 원에 달했다. 특히 이 자금의 43%가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으로 흘러들었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10월, 강남구 아파트 매입을 위한 주식 처분액이 803억 원으로 전월 대비 급증했던 점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부동산 매수 자금줄'로 인식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코스피가 4400을 넘은 지금 이러한 차익 실현 후 부동산 이동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 "주식에 걸어라"던 대통령들 … 코스피 4400 뚫었지만 '불안한 랠리'

    역대 진보 대통령들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주식 투자를 적극 권장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8월 "부동산과 주식, 나는 주식에 걸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2020년 7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유동 자금이 부동산이 아닌 주식시장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며 풍부한 유동성이 생산적인 금융으로 흘러가길 독려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바람과 달리 주식 시장의 과실은 부동산 시장으로 흡수되는 양상을 보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2005년 코스피 지수가 54% 폭등하며 증시가 활황을 보였으나, 바로 다음 해인 2006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1.1%나 치솟으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렸다. 문재인 정부 또한 2020년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코스피가 30.8% 상승했지만, 같은 해 서울 아파트값 역시 13.8% 급등했다. 특히 2018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코스피가 17.3% 급락하는 와중에도 서울 집값은 18.3% 폭등하며 '부동산 불패' 신화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번 상승장에선 '반도체 차익실현'이 부동산 폭등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 기형적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3만 원대에 안착했고, SK하이닉스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의 체력은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은 반도체 랠리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내수 부진과 양극화로 인해 증시 전반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 '외화내빈(外華內貧)' 장세라는 평가다.

    ◇ 다급한 정부, 코스닥 부양·세제 혜택 꺼냈지만

    부동산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고 증시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당국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한국거래소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가속화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기획재정부 또한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해외주식을 매각한 자금으로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파격적으로 감면해주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내년 1분기 내 복귀 시 양도세를 100% 비과세하는 등 혜택을 차등 적용하여 환율 안정과 증시 수급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주식 상승하고 2년 뒤 부동산이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뚜렸했다"며 "결국 자산 증식의 최종 승자는 항상 부동산이라는 학습효과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