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장 증명 위해 대표이사 교체 단행외형 성장 견인 박순재 전 대표, 이사회 의장 전념퀀텀점프 이끈 'ALT-B4'의 높은 의존도 해소 필요성추가 기술이전-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질적 우려' 정면돌파
  • ▲ 알테오젠. ⓒ알테오젠
    ▲ 알테오젠. ⓒ알테오젠
    코스피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알테오젠이 수장을 교체했다. 지금까지 알테오젠의 목표가 외형 성장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코스피 상장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내실을 다지고 지속가능성을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2018년 셀트리온 이후 바이오벤처업게에서 사례가 전무할 정도로 코스피 이전상장이 까다로워진 만큼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테오젠은 추가 기술이전 기대,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 사업성 제고를 통해 정면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테오젠은 사업개발 및 IR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전태연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박순재 회장은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 역할에 전념한다.

    전태연 신임 대표는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미래 성장전략 내재화와 실행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생화학 박사학위 및 미국 특허변호사 자격이 있는 바이오·지식재산(IP) 전문가로, 2020년 알테오젠에 합류한 이래 사업개발부문을 총괄하면서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바 있다.

    알테오젠 측은 "전 신임 대표는 바이오 분야의 전문성과 입증된 경영역량에 더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모든 임직원과 함께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008년 알테오젠 창립 이후 회사를 이끌어온 박 회장은 2014년 코스닥 상장 당시 임직원 30여명에 불과했던 회사를 160명 규모의 조직으로 키웠다. 자체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기술에 기반한 'ALT-B4'의 글로벌 상업화의 길을 열어 회사의 본격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염두에 둔 인사라고 해석한다. 퀀텀점프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으로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은 개선됐지만, 이전상장 심사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기 성과를 넘어선 사업구조의 안정성이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 이전상장시 질적심사 기준의 핵심 항목으로 '기업의 계속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영업의 계속성 △재무안정성 △소송 및 분쟁 △시가총액 산정방법의 합리성 등을 평가받는다. 이는 일정 수준의 실적을 넘어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구조의 지속성을 증명해야 통과할 수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알테오젠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실적이 급등했지만, 이전상장은 재무제표의 일회성 개선 여부보다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알테오젠이 계약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반복 국면'으로 진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동기 23억원에서 26배 급증한 8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정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3분기 기준 매출은 △2025년 1513억원 △2024년 520억원 △2023년 741억원 △2022년 179억원 △2021년 246억원 △2020년 373억원 △2019년 146억원 등으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269억원에서 개선세를 이어왔지만, 그에 앞서서는 △2021년 -221억원 △2020년 80억원 △2019년 -88억원으로 냉·온탕을 오갔다. 현금창출력과 수익성이 자리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3년간 알테오젠의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견인한 ALT-B4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아제 기반의 플랫폼이다. 이는 알테오젠이 MSD(머크샤프앤돔),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현재까지 ALT-B4로 벌어들인 총계약금액만 74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양사간 합의로 구체적인 액수가 비공개된 계약도 별도로 존재한다.

    다만 ALT-B4 매출의 경우 마일스톤, 기술용역, 초기 상업공급 등이 혼재해 분기별 이벤트 발생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지속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 전태연 알테오젠 신임 대표이사. ⓒ알테오젠
    ▲ 전태연 알테오젠 신임 대표이사. ⓒ알테오젠
    그러나 최근 알테오젠의 사업환경은 과거와 다른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한 이후 후속 기술이전(LO)을 대기하는 파이프라인이 형성됐고, 일부 기업은 계약순번 유지를 위해 옵션계약비용을 지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실제 지난해 11월 MSD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ALT-B4가 포함된 '키트루다 SC'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 27개국 및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에서 순차적 출시로 이어지고, 알테오젠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7월 ALT-B4 물질특허를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해 2043년까지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SC 제형 전환을 검토 중인 글로벌 제약사에게 더욱 강력한 기술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열 안정성 및 활성을 더 높인 신규 히알루로니다아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항체-약물접합체(ADC)의 SC 제형 전환기술에 대한 특허협력조약(PCT) 국제출원도 완료하며 플랫폼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강화하고 있다.

    실제 다이이찌산쿄의 경우 ALT-B4 기술을 활용해 ADC 치료제인 '엔허투SC'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국내에서도 글로벌 임상 1상이 개시됐다. 이는 전세계 최초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SC 제형 ADC 치료제 사례로, 엔허투SC 개발이 성공한다면 타 ADC 치료제 또한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해 SC 제형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알테오젠은 ALT-B4 생산권을 파트너사에 넘기지 않고 직접 CMO(위탁생산)를 통해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기술독점성을 유지하면서도 제품 매출과 로열티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며 "향후 현금유입이 안정화되면 독자 생산공장 구축까지 계획해 수익성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파트너십 누적과 본격적인 키트루다SC 판매로 2028년이면 기술료만 1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추가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알테오젠은 플랫폼 기술 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첫 시판제품인 히알루로니다아제 '테르가제'의 경우 202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해당 치료제 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되며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증과 부종 관리, 빠른 약물 흡수를 위해 사용된다.

    지난해 9월에는 EC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일럭스비(ALT-L9)'의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알테오젠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다. 허셉틴 시밀러의 경우 중국 치루사에 기술이전한 바 있으며 상업화가 완료돼 로열티를 받고 있다.

    알테오전 고위 관계자는 "ALT-B4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 버금하는 후속 품목을 갖고 있어야 영속 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다"며 "오픈 이노베이션팀을 구성해 최소 1상 단계의 제품을 라이선스인(기술도입)하고 우리 개발 제품으로 (이름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테오젠은 지난해 8월부터 코스피 이전상장과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를 해왔다. 계획대로 '2026년 코스피 1호 이전상장 기업'이 된다면 바이오텍 중에서는 2018년 셀트리온 이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일부 바이오텍들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타진했으나, 관문을 통과한 기업은 없다.

    이날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24조7732억원으로 코스닥 1위다. 코스피 입성시 시총 2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