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산병원 임호준 교수팀,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성공률 94% 입증공여자 없어 치료 못 받던 아이들에 '완치 선택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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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 적합성이 완전히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지 못해 치료 기회를 놓쳤던 소아청소년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열렸다. 가족과 조직 적합성이 절반만 일치해도 조혈모세포이식을 '1차 치료'로 시행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조혈모세포이식팀의 임호준 교수는 "조직 적합성이 절반만 일치하는 가족 공여자에게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한 결과 치료 성공률 94%를 달성했다"며 "공여자 문제로 이식을 받지 못하던 소아청소년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에게 완치의 길을 제시한 연구"라고 7일 밝혔다.

    재생불량성빈혈은 혈구를 만드는 골수 기능이 저하돼 백혈구·적혈구·혈소판이 모두 감소하는 질환으로 심각한 감염과 빈혈,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이 유일한 완치 치료법이지만, 소아청소년 환자 상당수는 조직 적합성이 일치하는 가족이나 비혈연 공여자를 찾지 못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국내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소아청소년이 조직 적합성이 일치하는 형제 공여자를 확보할 가능성은 10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하다. 비혈연 공여자를 포함하더라도 전체 환자의 40~50%는 적절한 공여자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경우 1차 치료로 면역억제 치료를 시행하지만 치료 성공률이 높지 않고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형제·자녀 등 조직 적합성이 절반만 일치하는 '반일치 가족 공여자'는 상대적으로 확보가 쉬운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은 이식 후 중증 만성이식편대숙주병 발생 위험이 우려돼, 그동안 1차 치료로 바로 적용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임상적 공백을 검증하기 위해 2015년 1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소아청소년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을 1차 치료로 시행하고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35명이 완치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있으며, 중증 만성이식편대숙주병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식 후 평균 10일 만에 호중구가 빠르게 생착되는 등 전반적인 치료 성과도 우수했다.

    임 교수는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기술의 발전으로 공여자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아이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이번 연구는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이 소아청소년 재생불량성빈혈의 1차 치료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조혈모세포이식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Transplantation and Cellular Therapy(미국골수이식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