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M&A 출발선 … 청산가치 상회 투자로 재무 숨통차입 의존-이자 누적 … 영업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구조판관비 100% 웃돌고 원가율도 높아 … 수익구조 '붕괴 수준'연구개발비율 4%대 그쳐 … "근본적 체질 개선 없인 반등 제한"
  • ▲ 동성제약. ⓒ동성제약
    ▲ 동성제약. ⓒ동성제약
    동성제약이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새 주인으로 맞으며 회생절차의 전환점을 맞았다. 69년 업력을 가진 중견제약사가 구조조정 전문기관 품에 안기면서 경영정상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고착된 적자 구조를 고려할 때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최근 유암코를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했다. 이번 거래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뒤 경쟁입찰을 병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유암코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 인수가 확정됐다.

    유암코는 시중은행들이 출자해 설립한 구조조정 전문투자사다.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동성제약 역시 회생계획 수립과 함께 경영 효율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청산가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동성제약이 자체적으로 산정한 청산가치는 약 85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금이 유입되면 단기 유동성 위기는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동성제약은 자산 대비 현금 비중이 극히 낮은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총계 1459억원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1억원에 불과하다.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도 5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유동비율 역시 67.1%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다.

    반면 부채구조는 악화일로다. 차입금 425억원을 포함한 총부채는 1052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58%, 차입금 의존도는 100%를 넘어섰다.

    이자 부담도 빠르게 증가했다. 연간 이자비용은 83억원으로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됐다.

    문제는 단순한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수익구조 자체에 있다.

    동성제약은 2013년 적자전환 이후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다가 최근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누적 영업손실은 300억원을 넘어선다.

    매출은 장기간 정체 상태다. 최근 7년간 연간 매출은 800억원대에 머물렀다. 외형이 정체된 가운데 비용은 상승했다.

    특히 판관비 구조가 부담이다.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이 100%를 웃도는 구조가 지속하고 있다. 일반 제약사의 평균(40~70%)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원가율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56%로, 동종 중견제약사 대비 부담이 크다.

    이 같은 비용구조는 영업 레버리지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 ▲ 동성제약. ⓒ시장경제
    ▲ 동성제약. ⓒ시장경제
    여기에 과거 경영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 원·부자재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과 리베이트 논란 등으로 기업 신뢰도가 훼손됐다.

    지배구조 불안도 이어졌다. 경영권 분쟁과 법정 공방이 겹치며 회생절차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래 투자는 위축됐다. 최근 7년간 연구개발비 비중은 4%대에 머물렀다. R&D 인력도 감소했다. 핵심 연구인력은 20명 수준에서 16명으로 줄었다.

    결국 제품경쟁력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 모두 지연된 상태다.

    유암코의 과제는 명확하다. 단순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수익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비용구조를 정상화하고, 핵심 제품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고정비 성격의 판관비와 원가 구조를 손보지 못할 경우 흑자전환은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구조조정의 난도가 높은 사례로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성제약의 문제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구조적 적자"라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투자금 투입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회생절차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동성제약은 거래 재개와 회생 조기 졸업을 목표로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회생계획안을 준비하고 경영정상화, 거래 재개 등 남은 과제들을 잘 수행해 시장과 채권자, 주주, 임직원들 모두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유암코라는 '구조조정 전문가'가 투입됐음에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