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징후, 단순 노화 넘어 '유전성 뇌혈관 손상' 연관성 첫 규명분당서울대병원, 3D 뇌 MRI 기반 자동 탐지 모델 개발 다기관 검증서 높은 정확도 입증
  • ▲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
    귓불에 사선으로 깊게 파인 주름, 이른바 '프랭크 징후(Frank’s sign)'가 단순한 노화 흔적을 넘어 뇌소혈관 손상 정도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3D 뇌 MRI에서 프랭크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유전성 뇌소혈관질환 환자에서 해당 징후가 뇌백질변성(WMH)의 중증도와 강하게 연관됨을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랭크 징후는 1973년 미국 의사 샌더스 프랭크가 협심증 환자에서 빈번히 관찰된다고 보고한 이후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과의 관련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평가 기준이 표준화되지 않아 관찰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3D 뇌 MRI에 얼굴과 양쪽 귓불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뇌 MRI 400건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표시한 주름을 학습시켜 AI 모델을 구축했고 분당서울대병원 600건(1차)과 충남대병원·강원대병원·세브란스병원 460건(2차) 다기관 데이터로 검증했다.

    전문가 수동 표시와 AI 자동 분할의 일치도를 나타내는 DSC(Dice 유사도 계수)는 0.734, 0.714로 의료영상 분야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프랭크 징후의 유무를 구분하는 AUC 역시 모두 0.9 이상으로,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유전성 뇌소혈관질환 카다실(CADASIL) 환자에서 프랭크 징후의 임상적 의미를 추가 분석했다. 카다실은 단일 유전자 변이로 발생해 뇌백질변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환자 81명과 연령·성별을 맞춘 일반인 54명을 비교한 결과,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카다실 환자 66.7%, 일반인 42.6%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연령 등 교란 요인을 통제해도 카다실 환자에서 프랭크 징후가 있을 확률은 4.2배(OR=4.214) 높았다. 또한 환자군 내에서 프랭크 징후가 있는 경우 뇌백질변성 부피가 약 1.7배 컸다.

    특히 뇌백질변성 부피를 하·중·상위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이 37.0% → 66.7% → 74.1%로 단계적으로 증가해 징후가 질환 중증도를 반영한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김기웅 교수는 "논란이 이어졌던 프랭크 징후가 단순 노화의 부산물이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며 "이 징후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 위험인자가 있다면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