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특별감사 후폭풍에 겸직 내려놓고 출장비 반납 농협회장 15년 만의 대국민 사과 … 임원 줄사퇴로 확산특별감사 65건 적발·경찰 수사 의뢰까지 이어져외부 개혁위원회 가동 … 농협 지배구조 개편 국면 진입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책임 있는 자세로 후속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에서 드러난 해외 출장비 과다 지출과 특혜성 보상 구조가 여론에 노출되면서다. '겸직 연봉 3억원·퇴직금 수억원·5성급 스위트 숙박'이라는 이례적 혜택이 확인된 가운데, 강 회장은 15년 만에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며 신뢰 회복에 나선 것.

    강 회장은 13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두 직책은 농협중앙회장의 관례적 겸직으로, 연간 3억원이 넘는 추가 연봉과 퇴직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감사에서는 이 부분이 "농협중앙회장의 경영 통제 사각지대이자 과도한 보상 구조"라는 점이 집중 조명됐다.

    해외 출장비 문제도 여론을 자극했다. 강 회장은 다수의 출장 과정에서 규정을 초과하는 5성급 스위트룸을 이용하는 등 숙박비 상한(일 250달러)을 크게 넘기는 방식으로 공금 40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 회장은 해당 금액을 자비로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문에서 강 회장은 "농업인과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농협중앙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1년 전산장애 사태 이후 15년 만이다. 농식품부 특별감사에서는 농협중앙회 경영 체계 전반에 ▲지배구조 왜곡 ▲방만 비용 집행 ▲내부통제 부재 ▲인사 운영 혼선 등이 다수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여파는 조직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전무이사, 상호금융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책임 분담에 나섰다. 농협중앙회는 회장의 역할을 축소하고, 인사와 경영 전반을 사업전담대표이사에게 넘기는 지배구조 수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은 추가 쇄신 패키지도 내놨다. 먼저 농협개혁위원회를 발족해 중앙회장 선출 방식, 지배구조, 조합장 선거제도 등 오랜 구조적 문제를 검토한다. 이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지며 농식품부가 구성한 농협개혁추진단과 공동 작업을 통해 제도 개편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특별감사는 3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총 65건의 문제점을 적발했으며, 이 중 일부는 경찰 수사 의뢰까지 진행됐다. 농협이 임직원 개인 형사사건 관련 공금 3억 2000만원을 지출한 의혹도 포함됐다. 강 회장 자신 역시 금품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농협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업계에서는 농협의 위기 대응은 결국 '개혁 요구 수용'으로 귀결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농정 대전환 정책과 맞물리며 농협이 개혁을 피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