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수명연장·수익구조 다변화 취지, 사설서버 수요 유입도 한몫현금성 가치·과금회피 목적 … 처벌 한계로 단속명분 마련암시장 양성화, 신뢰도 높은 환경 제공·IP 통제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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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
    엔씨가 ‘리니지 클래식’으로 과거 황금기 재현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출시가 리니지 IP의 수명 연장과 수익 구조 다변화를 겨냥한 전략인 동시에, 장기간 지속됐던 불법 사설서버 수요를 공식 서비스로 흡수하려는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내달 7일 리니지 클래식 서비스 시작을 예고했다. 7일부터 사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하고, 11일에는 월 2만9700원 월정액 서비스로 전환한다.

    리니지 클래식은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했던 2.3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2.3 버전은 리니지의 상징적인 업데이트 중 하나로, 시즌 1을 마무리하는 ‘에피소드: 아덴’이 출시됐던 시기다. 엔씨는 리니지 IP 핵심 콘텐츠를 추가하며 편의성을 재정비하고, 오리지널 신규 콘텐츠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엔씨의 리니지 클래식 출시는 IP 수명 연장과 더불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다. 비즈니스 모델(BM)은 월정액에 더해 P2W 요소를 배제한 일부 유료 과금 방식이 유력하다.

    출시를 앞두고 리니지 클래식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엔씨가 아이온2를 필두로 새로운 BM을 도입하고, IP 확장과 장르 다변화를 도모하는 시기에 다시 월정액 모델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당시 플레이하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엔씨의 최근 사업 방향성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현시점에 리니지 클래식을 내놓은 이유는 불법 사설서버에 대한 적극적 대응 의지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설서버는 매년 시장이 커지고 있을뿐더러 그중에서도 리니지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사설서버 단속 건수는 2024년 약 5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혁신학회지가 2017년 발표한 연구에서는 게임 산업 직접 침해 규모와 해외시장 피해액, 간접피해액을 더한 사설서버 전체 피해 규모를 약 2조4385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사설서버 이용자 규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국혁신학회지 연구에서는 국내 불법 사설서버 이용자 수를 약 88만명, 서버당 동시접속자는 최대 5000명에 육박하는 등 온라인 게임 공식서버와 맞먹는 규모로 추산했다. 사설서버 운영자 적발 시 범죄 수익은 수 십억원에서 최대 수 백억원대에 이르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암시장의 타깃은 리니지로 집중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사설서버 중 약 70% 이상이 리니지 관련 서버로 파악된다. 이른바 ‘쌀먹’이 가능한 높은 현금 가치와 공식 서버에서의 과금을 피하려는 수요가 사설서버로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법적 대응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도 사설서버의 문제로 지적된다. 운영자를 적발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처벌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쳐 수익 환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식 서버 출시가 곧 사설서버에 대한 단속 명분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엔씨는 리니지 클래식 출시를 통해 잠재적 수 조원대 규모 암시장을 양성화하고 공식 매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해킹과 운영자 권한 남용, 먹튀 등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신뢰도 높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더한다.

    업계에서는 불법 사설서버에 뺏긴 시장 점유율을 탈환하고, IP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한 고도의 사업적 방어 기제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캐시카우가 필요한 엔씨의 현 상황에서 리니지 클래식은 가장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라며 “서비스가 안착한다면 불법 사설서버 수요를 흡수하고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