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 여부 검토 예정 해지론 기업 "글로벌 진출 시 기회비용 작용 … 성장 발목" 유지론 기업 "기술 탈취 막기 위한 보안 체계 등 보호 필요"일각서 정부 규제가 기업 간 과열 경쟁 유도한다고 비판
  • ▲ 보툴리눔 톡신 주사. ⓒ연합뉴스
    ▲ 보툴리눔 톡신 주사. ⓒ연합뉴스
    보툴리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를 두고 업계에서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부 생명공학분야 기술보호 전문위원회가 새로 꾸려진만큼 올해 국가핵심기술 해지 등에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보툴리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해제 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유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이러한 규제 해지 논쟁 유발이 기업 간 경쟁을 과열시키고 소모적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과 관련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보툴리눔 톡신 생산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데 이어 2016년엔 보툴리눔 톡신 균주도 국가핵심기술로 추가 지정됐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나 국민 경제, 공중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희소성과 전략성 높은 기술을 의미한다.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13개 분야 80여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있다. 

    국가핵심기술 관련 제품을 수출하려면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합작·외국인 투자·M&A(인수합병)를 하려면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사전심의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글로벌 출시가 늦어지며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수출 승인까지 평균 74일, 최대 12개월 가량이 소요돼 연간 900억~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한다. 

    대웅제약을 비롯한 국가핵심기술 해제론을 옹호하는 기업들은 보툴리눔 톡신 기술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상업화됐고, 국내 18여개 기업이 생산에 참여하는 만큼 전략 기술로 보호할 필요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로 보호하는 논리는 산업 통제에 가까우며 국가핵심기술 규제가 글로벌 출시 속도를 늦추고 기회비용만 키운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규제가 톡신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들은 "해외 파트너사 협상 지연, 허가 일정 차질, 사업 확장 제약이 현실적 문제"라고 토로한다.

    반면 메디톡스, 메디톡스 자회사 뉴메코, 휴젤 등 국가핵심기술 유지를 주장하는 측은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단순 규제가 아니라 기술 보안 체계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한다.

    휴젤의 경우 실제 북한 해커의 톡신 기술 침해 시도를 사례로 들며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구축된 보안 체계가 방어선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역시 "상업용 균주와 제조공정 등은 장기간의 거대 배양과 공정 최적화를 통해 축적된 고난도 기술"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가핵심기술 해제가 현재 진행 중인 기업 간 법적 분쟁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논쟁거리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톡신 균주·공정 출처를 둘러싼 민·형사 소송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현행 규제가 기업 간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정 기업이 경쟁사의 수출 절차를 문제 삼아 민원을 제기하고, 승인 지연을 둘러싸고 기업 간 해석이 충돌하는 등 기술 보호라는 본래 목적보다 경쟁사 견제 도구로 활용되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말 생명공학분야 기술보호 전문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후 국가핵심기술 지정·변경·해제 검토를 위해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논의를 위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업계는 기술 유출 방지와 산업 생태계 보호, 규제 혁신을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