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보다 노화·환경 요인 영향 … 혈액검사 수치 변화 주의해야경희대병원 "빈혈·멍·출혈 반복 시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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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 ⓒ경희대병원
혈액암은 흔히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발병 과정에서 생긴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후천적 암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는 혈액암과 관련 "유전자 이상과 관련은 있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질환과는 명확히 다르다"며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세포 속 DNA 변화가 원인"이라고 29일 설명했다.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계에 암세포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발생 부위에 따라 골수계와 림프계로 나뉜다. 문제 되는 혈액세포의 종류에 따라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으로 구분된다.서 교수는 "혈액암의 핵심 원인은 암 관련 유전자 변이지만, 이는 정자나 난자에 존재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병과는 다르다"며 "대부분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세포 DNA에 이상이 생기며 발생한다"고 말했다.일반적으로 유전병은 생식세포 단계에서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가족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한다. BRCA1·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이 대표적이다. 반면 혈액암은 가족력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또한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가족 구성원이 동일한 생활환경과 식습관을 공유하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일부 고형암과 달리, 혈액암은 노화와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서 교수는 "강한 방사선 노출, 항암제나 벤젠과 같은 유독 화학물질, 흡연과 음주, 비만과 운동 부족, 고령으로 인한 DNA 손상 축적과 유전자 복구 능력 감소 등이 후천적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혈액암 중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80% 이상이 노년층으로 대표적인 노인 혈액암으로 꼽힌다. 일부 백혈병이나 림프종이 소아·청년층에서도 발생하는 것과 달리 다발골수종은 50대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해 80세 이상 고령에서도 활발히 진단된다.혈액암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빈혈이다. 어지럼증보다는 기운이 없고 머리가 맑지 않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더 흔하다. 이외에도 원인 없는 발열과 체중 감소, 잦은 출혈이나 멍, 비장 비대로 인한 복부 불편감, 림프절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서 교수는 "이 같은 증상이 평소와 다르게 지속된다면 전혈구 검사(CBC)를 포함한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기본 검사지만 수치 이상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혈액암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종양 덩어리 형태가 아닌 혈액을 통해 전신을 순환하는 혈액암의 특성상, 암세포의 크기보다 혈액검사 수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건강검진 결과나 과거 혈액검사 수치를 비교해 살펴보는 것이 조기 발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서 교수는 "혈액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질 수 있지만, 치료 성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 면역세포치료 등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있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