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10% 변동에도 의학교육 크게 흔들려 지역별·진료과목별 의사 수급 추계가 미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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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결과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현재의 정책 결정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 증원 논의가 전문가 검증 없이 비전문가 다수결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의협은 29일 제48차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 27일 열린 제5차 보정심 회의는 논리적 합의가 아닌 다수결에 의존한 후진적 절차였다"며 "그 결과가 의료현장의 붕괴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이미 국민 모두가 경험했다"고 밝혔다.의협은 특히 의사수급 추계를 담당하는 위원회가 수요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예측이 용이한 공급 추계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보정심에 자료를 제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로 인해 비전문가 다수가 포함된 보정심에서 여러 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의협은 이를 두고 "인공위성 발사를 지역 인사나 시민단체의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공급안 1안과 2안 중 어느 쪽이 현실을 반영하는지는 다수결의 대상이 아니라 전문가 검증의 영역이라는 주장이다.의과대학 교육 현장의 혼란도 거론됐다. 의협은 24·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예과 과정의 경우 일부 대학에서 기존 정원의 최대 4배에 달하는 학생이 몰려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본과 과정에 대한 대비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의학교육 지원도 사실상 이행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의협은 "서울 소재 의과대학을 포함해 다수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들의 부담이 누적되고 있지만 정책 논의에서는 오직 정원 숫자만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또한 의과대학은 정원이 10%만 변동돼도 교육 여건이 크게 흔들리는 특수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정원 조정 시 정밀 평가와 장기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사국가시험 응시 제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의협은 지역별·진료과목별 의사 수급 추계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해당 추계 결과는 법령상 2027년 2월로 예정돼 있는데, 이를 확인하기 전 증원을 결정하는 것은 지역의사제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현재 논의 흐름이 2024년 2월 보정심에서 2000명 증원을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했던 당시와 매우 유사하다고도 평가했다. 당시 결정에 참여했던 위원들로부터 지금까지 책임 있는 사과조차 없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의협은 "의사를 늘리면 지역과 필수의료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 추계 결과의 최대치만을 바라보는 태도,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밝혔다.이어 "전문가 의견이 구조적으로 무시되는 현재의 보정심 논의 방식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지역과 응급의료의 위기를 누구보다 절박하게 체감하고 있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