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C 의존 한계 … 수익성, 구조적 악화R&D 전문가 선임해 포트폴리오 확대 승부수해외통 투입, '동남아 발판' 베트남서 투자 성과 가시화 목표'숙부' 윤길준 부회장 퇴임 후 윤인호 대표 체제 강화 … 성장성 확보 주목
-
- ▲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 ⓒ동화약품
동화약품의 사업구조가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해 부임한 윤인호 대표이사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연구개발과 해외 진출 등 두 축으로 새 판짜기에 돌입한 것. 해당 사업부의 전문가들을 속속 영입하면서 새로운 동화약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3일 동화약품에 따르면 최근 연구개발본부장에 장재원 전무를 선임했다. 장 전무는 연구개발본부장과 개발부문장을 겸임하며 R&D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장 전무는 삼육대 약대를 졸업하고 경희대 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연세대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하면서 신약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경영·법률 전문성까지 갖췄다.2000년 한미약품 학술개발부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일화 의약연구실장, 유유제약 개발본부장, 대웅제약 개발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는 유유제약에서 개발·영업본부장과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신약개발부터 영업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했다.동화약품은 장 전무 선임을 통해 일반의약품(OTC)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전문의약품(ETC)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3분기 기준 동화약품의 OTC 매출비중은 41.3%를 차지했지만 ETC 매출비중은 16.8%에 머물렀다. 제품별로는 △소화제 '활명수' 16.6% △감기약 '판콜' 10.8% △잇몸약 '잇치' 8.38% △상처 연고 '후시딘' 5.41% 등 주요 OTC 제품들이 매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OTC의 경우 낮은 출고가와 높은 유통마진, 원재료비 부담 등으로 원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다. 실제 동화약품의 매출원가율은 2022년 46.8%에서 2023년 47.2%, 2024년 53.9%로 상승했으며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55.3%까지 치솟았다.이 같은 원가 부담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726억원으로 전년동기 3442억원에 비해 8.26%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억원에서 42억원으로 59.7% 급감했다.연간으로 보더라도 영업이익은 2022년 299억원에서 2023년 187억원, 2024년 134억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4분기에도 반등에 실패할 경우 3년 연속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이에 동화약품은 OTC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ETC 비중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동화약품은 지난해 ETC 제품 8종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ETC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업계 평균적으로 ETC의 영업이익률은 OTC보다 1.5~2배 이상 높아 구조적 수익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개량신약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엠플디엠메트서방 10/1000㎎(DW6014)'과 '엠플디엠메트서방 25/1000㎎(DW6015)' 등 개량신약 2종의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의 복합제로,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 기준 제네릭 의약품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DW6017'은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는 등 R&D에 역량을 집중해 상대적 약점으로 평가받던 ETC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동화약품 관계자는 "OTC를 기반으로 한 기존 사업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ETC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와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 ▲ 동화제약-GS25, MOU 체결식. (좌로부터) 문현진 GS25 베트남 점포개발팀장, 최금성 GS25 베트남 법인장, 이인덕 동화약품 부사장, 마이투이년 GS25 베트남 대표, 노웅호 중선파마 법인장, 김수걸 중선파마 관리담당 부장. ⓒ동화제약
장 전무를 선임하면서 연구개발에 힘을 주는 동시에 해외사업으로도 발을 넓힌다. 아직은 투자단계지만,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앞서 동화약품은 2023년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의 지분 51%를 391억원에 인수하면서 동남아시아 제약 및 뷰티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GS25와 손잡고 숍인숍(shop in shop) 전략을 펼치는 등 공격적으로 지점을 확대해왔다. 인수 전 140개였던 지점은 지난해 말 241개까지 늘어났다. 회사는 올해 4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GS25와 지난해 맺은 전략적 업무협약도 베트남 시장 진출 본격화 일환이다. 중선파마는 편의점 공간 내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ETC 및 OTC,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취급한다. 회사는 전문 약사의 무료 건강 컨설팅서비스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아직 중선파마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04억원, 순손실은 63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년이 초기 투자단계였던 만큼 올해부터는 적자폭이 축소되거나 단계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동화약품 역시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의 해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단행된 인사에서도 이 같은 의지가 읽힌다. 신임 베트남 대표사무소장에 삼성물산, 올리브영 출신의 구형모 전무가 전격 투입됐다. 그는 중선파마부터 베트남 전략을 맡게 된다.구 전무는 CJ제일제당 HBC부문을 현재의 CJ올리브영으로 키운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2002년 3개 점포 운영에 그쳤던 올리브영을 2017년에는 1000호점까지 확대하는 등 성과를 냈다. 또 상품운영기획, 글로벌, 가맹관리 등 주요 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사업 기반까지 구축한 바 있다.이 관계자는 "중선파마 인수 후 매장 수 증가 및 물류관리 시스템 등에 투자해왔다"며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구 전무의 유통 전문성이 더해진다면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전략 변화는 '오너 4세' 윤인호 대표의 '새 판 짜기'로 풀이된다. '오너 3세'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윤도준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동화약품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해외 진출 등 체질 전환에 본격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윤도준 회장과 회사를 이끌었던 윤 대표의 작은아버지 윤길준 부회장이 지난달 퇴임했고, 윤 대표 누나인 윤현경 상무는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앞서 윤 대표는 지난해 11월 주요 임원진을 교체하며 조직을 대거 정비했다. 윤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인덕 전 해외부문 총괄 부사장을 포함해 50대 임원의 절반가량이 자리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여기에 윤 대표 가족 일가인 윤길준 부회장과 윤현경 고문까지 주요 자리에서 빠지면서 윤 대표 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사업부문들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동화약품 측은 "윤 대표는 국내 최장수 제약회사로서 쌓아온 역량과 신뢰, 업계 최고 수준의 공정거래 및 윤리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에 힘써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1984년생인 윤 대표는 2013년 8월 동화약품 재경부에 입사해 작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전문경영인인 유준하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