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용 국산 원재료 98.7% vs 수출용 93.6%수출용 고춧가루 국산 비중 22.7% 그쳐업체 절반 이상 “국산 원재료 가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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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김치 제조업체들이 평균 97% 이상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해외로 나가는 수출용 김치에는 상대적으로 외국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치의 핵심 재료인 고춧가루는 수출용의 경우 국산 사용률이 20%대에 그쳐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가 절감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 김치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김치 제조업체의 원재료 국산 사용 비중은 2024년 평균 97.7%로 집계됐다. 

    전년(97.2%)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김치 산업이 여전히 국산 농산물을 중심으로 원료를 조달하며 국내 농업과의 연계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같은 ‘국내산 김치’라도 판매처에 따라 원재료 구성에는 차이가 뚜렷했다. 

    국내 판매용 김치의 국산 원재료 사용률은 평균 98.7%인 반면, 해외 수출용은 93.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수출용 김치의 고춧가루 국산 사용률은 22.7%에 불과해 대부분 외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판매용 김치의 경우 고춧가루(65.6%), 고추 양념(79.8%), 다진 마늘(76.0%)을 제외하면 대부분 원재료가 89~100%의 높은 국산 사용 비중을 유지했다. 

    반면 수출용 김치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부 핵심 양념류에서 외국산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금류도 변화가 감지됐다. 

    천일염의 국산 사용 비중은 2020년 94.5%에서 2024년 87.7%로 6.8%포인트 하락했다. 정제소금 등 기타 소금류는 2020년 99.6%에서 2023년 68.4%로 급감했다가 2024년 94.9%로 다시 상승하며 수입 의존도가 일시 확대 후 정상화된 모습이다. 

    다만 수출용 김치의 경우 천일염 국산 사용 비중이 37.2%에 그쳐 고춧가루와 마찬가지로 원가 절감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치 제조업체의 53.3%는 외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로 ‘국산 원재료의 높은 가격’을 꼽았다. 

    이어 ‘1차 가공이 잘되어 있어서’(21.2%), ‘국산은 일시에 대량 납품이 곤란해서’(10.6%)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산은 원가가 높아 가격 경쟁이 되지 않아서’라는 응답 비중은 2020년 79.9%, 2022년 60.7%, 2024년 53.3%로 감소한 반면, ‘1차 가공이 잘되어 있어서’를 선택한 비중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격뿐 아니라 가공 편의성과 공급 안정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김치 제조업체 실태조사는 2024년 12월31일 기준 김치류 제조업을 영위하는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총 1828개 사업체를 모집단으로 확정한 뒤, 사전 적격성 검토를 거쳐 1050개 업체를 적격업체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1019개 업체로부터 유효 응답을 확보해 응답률은 97.0%에 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치 종주국을 표방하는 국내 산업 구조 속에서도 수출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재료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며 "‘국산 김치’라는 간판 뒤에 숨은 원가 구조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