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지역 군사 충돌이 확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60원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현실화되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강화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6원 급등한 1462.3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1460원을 재돌파한 모습이다.

    이번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물리적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보복 공습이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일부 글로벌 선사들이 운항을 연기하거나 선적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며 국제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 →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 위험회피 심리 강화 →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안전자산 쏠림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국 증시는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는 반면, 금과 달러화 가치는 상승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억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합동으로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주가·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점검했다.

    당국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가짜뉴스 유포 및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필요 시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참석자들은 중동 상황 전개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실물경제에도 파급될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중동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환율의 하방 경직성이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경우 1500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폭이 제한되고 확전 우려가 완화될 경우 단기 과열분이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뉴스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