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C, 15차 5개년 계획 740조 투입 … 운영권 장악 시도韓, 송전 인프라 구축 지연 답답 … 에너지 식민지론까지
  • ▲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 출처=신화통신 갈무리ⓒ연합뉴스
    ▲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 출처=신화통신 갈무리ⓒ연합뉴스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유럽 에너지 전력망 장악에 나선 반면, 한국은 지난해 전력망 특별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통 포화 문제에 발목이 잡혀 미래 에너지 시장 주도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러우친젠(婁勤儉)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은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가전망(SGCC)의 포르투갈 국가전력망 투자를 '중·유럽 상호보완'의 핵심 사례로 제시했다. 루 대변인은 "포르투갈에 전력망 운영 관리와 신재생에너지 병입 기술을 공유하며 현지 에너지 전환을 실질적으로 돕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석유(CNPC)와 영국 쉘의 공동 투자를 언급하며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SGCC는 '제15차 5개년 계획'으로 전력망에 4조위안(약 740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태양광·풍력 등 저가 발전 설비 수출을 넘어, 현지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인 전력망 운영권 자체를 장악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국가 주도로 에너지 패권을 쥐는 사이, 한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기초적인 송전 인프라 부재라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혀 미래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나고 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발전 설비는 급증했지만, 생산된 전력을 실어 나를 송전망 구축이 지연되면서 호남과 동해안 등 주요 밀집 지역의 신규 발전 사업 허가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송전선로 건설을 가속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본격 시행했다. 이어 10월에는 국무총리 소속 '국가전력망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전국 99개 노선, 총 3855km 규모의 송변전 설비 구축을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으로 지정하며 속도전에 돌입했다.

    행정 및 인허가 절차 단축이 무색하게 현장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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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운동연합
    지난 4일 전남·전북·충남·경기 등 송전선로 경과 예정지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등 2000여 명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고 송전탑 건설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공급하기 위해 비수도권을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강경 투쟁에 나섰다. 또한 일방적인 입지 선정이 지역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사업 전면 재검토와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특별법 시행으로 서류상의 인허가 절차는 간소화됐더라도 주민 수용성이라는 본질적인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계통 포화로 전기를 보낼 길이 막힌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의 피해는 커지는 실정이다.

    중국이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유럽 등 해외 에너지 네트워크의 주도권을 쥐는 사이, 한국은 국내 인프라 건설 지연과 극심한 지역 간 갈등이라는 딜레마를 좀처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