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K-ICS 하방 압력↑KB·신한·농협 등 자산 절반 이상이 국공채중동발 금리 급등에 자산 가치 하락
  • ▲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 국공채 비중을 늘려온 생명보험사들이 중동상황으로 인한 금리 상승에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
    ▲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 국공채 비중을 늘려온 생명보험사들이 중동상황으로 인한 금리 상승에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 국공채 비중을 늘려온 생명보험사들이 중동상황으로 인한 금리 상승에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위기에 처했다. 자산과 부채의 잔존만기(듀레이션) 격차를 좁혀 재무 안정성을 높이려던 노력이 오히려 시장 변동성 노출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며, 보험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은 1년 새 국공채 보유량을 빠르게 늘렸다. 특히 K-ICS 비율 방어가 시급했던 중소형사들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DB생명은 국공채 물량을 32.9%나 늘렸으며, 하나생명(17.8%)과 IBK연금보험(1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자산 내 국공채 비중이 절대적인 회사들도 적지 않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국공채 비중은 전체 자산의 55.01%에 달하며, KB라이프생명(54.85%), 신한라이프생명(54.28%), NH농협생명(51.46%) 등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장기 국공채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권의 총자산 대비 평균 국공채 투자 비중은 35% 수준이다. 

    이들 보험사는 금리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장기채 금리 급등 시 자산 가치가 부채 가치보다 더 크게 하락하는 '듀레이션 미스매칭' 민감도가 더 크다. 이는 결국 자본 총계를 하락시켜 K-ICS 비율의 하방 압력으로 이어진다. 생보사들이 IFRS17 체제 하에서 듀레이션 갭을 줄이기 위해 장기 국공채 위주로 자산을 재편한 것이 시장 변동성 국면에서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실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일(12일)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서울 채권시장에서 20년물 금리는 연 3.660%로 전일 대비 4.0bp 올랐으며, 30년물(5.4bp↑)과 50년물(4.7bp↑) 역시 각각 연3.555%, 연 3.440%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전일 박지선 보험담당 부원장 주재로 14개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긴급 소집해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듀레이션 갭 관리 등 자산-부채 종합관리(ALM)를 통해 금리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복합 위기 상황 분석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반응은 복잡하다. 그동안 당국의 권고에 따라 충실히 이행해온 자산 운용 전략이 역설적으로 재무 리스크의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감독 방향 간담회에서도 듀레이션 갭 규제 신설을 예고해 오히려 국공채 물량을 늘려달라고 건의했다"며 "규제에 맞추기 위해 국공채 취득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금리 상승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