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등장, 배당 넘어 '권력' 조준상법 시행 하반기 시행 코앞 3월 주총서 지배구조 개혁 진정성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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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회장 연임 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 역할, 주주 견제 장치 등은 수년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지주 특유의 '소유 분산 구조' 속에서 권한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집중되는 구조는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금융당국도 올해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운영, 성과보수 체계까지 전반적인 제도 손질을 검토 중이다. 본지는 회장 승계 구조, 이사회 독립성, 주주 기반 견제 장치까지 금융지주 권력 구조의 실제 작동 방식을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감액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밸류업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단순한 현금 환원을 넘어 지배구조 개편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 하반기 시행되는 상법 개정(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을 앞둔 3월 주총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의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행동주의 펀드 등장…이사회 권력에 균열 가능성

    자사주 소각, 배당에 이어 총주주환원율 50%를 조기 돌파하는 등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경쟁은 해가 갈 수록 더 치열해 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배당부터 자본준비금을 헐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감액배당을 시작했고, KB, 신한, 하나금융 역시 뒤따라 이번 주총에서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논의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밸류업 조치에도 이사회를 향한 시장의 목소리는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겨냥해 '참호 구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금융당국 역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돌입하면서다. 

    주주 권리 강화 흐름과 맞물려 높은 지분율을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들까지 가세하며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 배당 확대를 넘어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등 직접적인 요구로 진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달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은 BNK금융지주에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이사 성과 보상으로 지급해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자는 정교한 보상 체계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똘똘 뭉쳤던 기존 이사회 권력에 실질적인 입김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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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주추천 후보는 여전히 소수…추천권보다 '선임권'이 핵심

    다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는 단일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이다. 경영진은 이런 폐쇄적인 구조를 이용해 이사회를 장악해 왔다. CEO의 영향력 아래 놓인 이사회가 견고한 참호를 구축하고 있는 탓에 주주들이 제도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더라도 실제 진입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결국 이사회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려면 실질적인 표결을 통한 '이사 선임권'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이 대결의 승패는 결국 8~9%대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의 결단과, 4대 금융지주 지분의 60~7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 그리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선택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배당보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 자체가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국내 금융지주 이사회 구조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3월 주총 분수령…지배구조 개혁 진정성 시험대 오른 금융지주

    금융권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달 말부터 열리는 주총으로 향한다. 2025년 공포된 개정 상법의 핵심 규정들은 2026년 7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관련 3%룰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2인 확대, 소수주주권 공시 강화 등 이사회를 옥죄는 실질적 변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따라서 이번 주총은 개정 상법이 강제 적용되기 이전에 열리는 마지막 주총이자 향후 거대한 변화에 대비할 초석이 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평가다. 이사회 구성과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실제 변화 의지가 있는지가 시장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권 전문가는 "올해 주총은 주주관여가 단순 배당에서 지배구조 권한으로 진화하는 변곡점"이라며 "개정 상법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금융지주들이 폐쇄적인 이사회 관행을 스스로 깰 수 있을지가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